▲ 논란이 됐던 안암총학 시국선언 웹자보

  10월 27일 오후 12시로 예정됐던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의 시국선언이 학내 여론 악화로 돌연 연기됐다. 최초 시국선언문과 표어가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학생들의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다. 2차 시국선언문은 채희주 문과대 학생회장이 작성한 초안에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아 완성됐고, 3일 오후 발표됐다. 시국선언문 논란은 48대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학생들의 피드백이 적게 반영되고 총학생회 관련자가 개인 SNS에서 반발 여론에 관한 실언을 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이에 그동안 안암총학생회장단의 소통 방식을 지적했던 학생들이 모여 탄핵안을 발의했다.

  안암총학은 ‘백남기는 죽이고 최순실은 살렸다’는 문구를 중앙에 실으며 시국선언을 예고했으나 ‘최순실 국정농단’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을 전면에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한 연서명에 참여한 노동자연대 고려대 모임, 민중연합당 흙수저당 고려대 분회 등 특정 정치성향을 띤 단체들이 전체 학생을 대표할 수 없다며 대표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안암총학은 약 2시간 뒤 연명단체를 제외한 웹자보를 수정 게시했으나, 표어 문구는 수정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표출해야 한다”며 “일부 단체만의 연서명을 바탕으로 시국선언을 진행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세훈 회장은 10월 31일 새벽 개인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최초 시국선언문 작성과정에서 중운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적절히 담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시국선언문을 함께 작성한 고준우 동아리연합회 인문과학분과장은 최초 시국선언문의 논지에 대해 “예외적 사건으로 볼 수 있는 최순실 게이트보다는 우리 삶에 만연한 불평등을 짚어내는 시국선언을 작성하고자 했다”며 “학생들에게 논지가 전달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2차 시국선언문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 대립이 있었다. 학생들의 피드백 내용엔 최순실 게이트를 중심으로 기득권과 서민의 삶을 했다는 지지 여론과, 의제가 많아 선언의 핵심이 불명확하다는 비판 여론이 있었다. 총 550여 개의 피드백이 접수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41차 중운위에서 수정 후 의결을 거쳐 시국선언문을 확정했다. 채희주 문과대 학생회장은 “찬성과 반대 의견을 모두 반영하는 선언문을 작성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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