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1일 오후 5시경 서울대 자연과학대 건물에서 여자 화장실에 잠입한 60대 남성이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여성은 화장실에 있는 비상벨을 눌렀고 경보음이 울리자 남성은 놀라 달아났다.

▲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본교 구성원들도 교내에서 발생하는 범죄로부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8월 중앙광장 여자 화장실에서 수상한 남성을 목격한 재학생이 밖으로 나와 지하 주차장 기둥에 설치된 비상벨을 눌러 캠퍼스 폴리스가 출동한 사건이 있었다. 이처럼 현재 본교엔 방범을 위한 비상벨이 설치돼 있지만 아직 그 개수가 부족하다.

  현재 본교 안암캠퍼스에는 총 400개의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중앙광장 지하 주차장에 48개, 일부 건물의 여자 화장실에 345개, 4.18 기념관 뒤, 다람쥐길 등 외곽에 7개가 있다. 비상벨을 누르면 종합상황실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즉시 캠퍼스 폴리스가 출동한다.

  화장실 비상벨은 안암캠퍼스 총 1111개의 여자 화장실 칸 중 345 곳에 있다. 학생회관, 애기능 학생회관 등은 24시간 내내 많은 학생이 이용하고 외부인 출입도 다른 건물들에 비해 자유롭지만, 화장실에 비상벨이 없다. 과제를 하면서 학생회관에서 밤샐 때가 많다는 이듬(디자인조형16) 씨는 “등산 가방을 멘 아저씨들이 서성이는 것을 종종 봤다”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비상벨이 설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캠퍼스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강만식 총무부 과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해 화장실의 비상벨 여부를 전수조사했다”며 “가능한 한 모든 건물의 여자 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교내 곳곳의 으슥한 골목길과 방범 사각지대에도 외곽비상벨이 있다. 외곽비상벨은 총 7개로 4.18 기념관 뒤, 인촌기념관 옆길, 다람쥐길, 안암학사 여학생동 앞, 한국학관 앞, 우정정보통신관 앞, 과학도서관 뒤에 자리해 있다. 다람쥐길을 매일 이용하는 한국어센터의 한 직원은 “가로등이 있어도 늦은 밤에는 여성이 다니기에 굉장히 어둡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외곽비상벨에는 카메라가 달려 있어 비상벨을 누르면 종합상황실에서 현장을 볼 수 있다. 현재 캠퍼스 폴리스가 하루에 다섯 번 정기적으로 비상벨의 카메라, 송수신, 사이렌, 경광등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정경대 후문에도 24시간 100m 이내 촬영과 녹화를 할 수 있는 비상벨이 설치됐다. 이 비상벨은 성북구청에서 설치한 것으로, 인근 주민의 민원을 받거나 범죄 발생 빈도가 높은 곳에 설치된다. 성북구청 관제센터지원팀 박우범 주무관은 “고려대 정경대 후문의 경우 많은 학생이 거주하고 민원도 많이 들어와 비상벨이 설치됐다”며 “정경대 후문 외에도 고려대 인근에서 민원이 들어온다면 즉시 설치하진 못하더라도 충분히 설치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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