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단지 지금 시국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4일 강남, 신촌, 대학로 등 4개 지역에서 약 1400명의 참여자가 박근혜 정부 퇴진을 외쳤다. 이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평범한 대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만들어진 ‘숨은주권찾기’다. 숨은주권찾기는 15일 1차 시위에 이어 24일엔 강남, 신촌, 대학로에서 2차 ‘동시다발시위’를 열었다. 지난 두 차례 강남지부 시위를 이끈 숨은주권찾기 임정현(서울대 자유전공13) TF팀장을 만났다.
 
▲ 일러스트 | 주재민 전문기자
- 숨은주권찾기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서울대학교 커뮤니티에 의경 출신이라는 한 학생의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의 시위가 일괄적으로 광화문만을 향했는데 시위가 더 효과적이려면 서울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거기서 모티브를 얻어 학생들이 많이 몰린 대학가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위를 열어보고자 10월 31일에 6명이서 TF를 꾸리며 시작하게 됐다.”
 
- 숨은주권찾기 단체의 신조는
“첫 번째 신조는 ‘기존의 시위와는 다르게 청년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적, 참여지향적 방식으로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자’다. 두 번째는 ‘젊은 층이 이 사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자’다. 마지막 세 번째 신조는 ‘19일 촛불 시위에 이어 26일에 진행된 민중총궐기 전의 연결고리가 되자’다.”
 
- 시위 준비 과정을 설명한다면
“서울대학교 총학생회를 통해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에서 우리가 만들려는 단체에 관한 발제를 했고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부족한 인원은 SNS 홍보를 통해서 채워나갔다. 활동을 위한 인원이 충족된 후 집회 신고 방법을 알아보고 후원도 받고 기획안을 짜기 시작했다.”
 
- 후원금을 받기 위한 활동도 했나
“초반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시국선언을 하신 약 700명의 교수님에게 메일을 돌려 후원금을 받았다. 이후에 시민단체 중에서 대학생들과 관련된 ‘청년희망재단’ 등에 연락을 취했다. 직접적인 후원을 받지 못해도 여러 단체에 얘기를 전해달라는 부탁을 드리면서 결국 많은 곳에서 후원을 받게 됐다. 총 180분 이상 되는 것 같다.”
 
- 참여자에게 가면을 나눠주는데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주권이 농락당하는 현 시국에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의 모습으로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시위 참가자의 익명성을 보장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고, 세 번째는 숨겨진 비선 실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된 사태를 비판하는 의도를 담아내고자 했다.”
 
- 시위를 이끄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모이는 시민들이 원하는 구호나 시위 양상 같은 것이 있을 텐데, 그런 걸 미리 파악해 준비하는 것이 조금은 어려웠다. 자유발언 시간에 일부 시민이 시위와 관련지어 조금은 먼 정치적 얘기를 하면 듣는 이들의 반응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우리가 예측하고 원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어떻게 조율해서 이끌어나갈지 어려웠다.”
 
- 시위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시위 참가자가 있다면
“15일 시위를 진행할 때 우리가 준비한 음향기에 문제가 생겨서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인근에 영상학원을 하는 원장님이 감사하게도 음향기를 빌려주셔서 시위를 무사히 잘 끝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제가 시위 구호를 외치다가 잠깐 목이 아파서 쉬고 있었는데 옆에서 대신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분이 있었다. 시위 활동을 하는 내내 열정적으로 임해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 숨은주권찾기의 이후 활동 계획은 있나
“아직 계획된 것은 없고 논의를 해봐야 한다. 지금 당장은 눈앞의 시위 한 번을 위한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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