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하더라도 ‘갓틸리케’라는 칭호를 받으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울리 슈틸리케(Uli Stielike) 국가대표팀 감독. 하지만, 그는 최근 대표팀이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여러 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축구팬들은 우리나라 축구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K리그는 예전에 비해 대중의 관심과 인기가 떨어진 상황이다. 본교생들은 대한민국 축구의 위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24일 열정적인 축구팬 이동훈(미디어학부13), 최지선(문과대 사학12), 이한길(정경대 행정12), 김군찬(인문대 영문16), 김홍균(경영대 경영11)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 경질 위기에서 벗어난 슈틸리케 감독, 계속 믿어도 될까
이동훈 |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결국 감독교체는 최종예선이 끝날 때쯤에라도 꼭 이뤄져야 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그리고 이후까지를 내다보고 좀 더 이름값이 있고 능력 있는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 2020년까지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는 뢰브 감독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유소년 육성에 힘쓴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고 한국 축구가 다 방면으로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명감독이 필요하다.”
 
최지선 | “다음 경기부터 새로운 감독체제로 운영해 나가야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축구팬들까지 지적하는 장현수의 풀백 기용 등 악효과가 드러난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초반과 달리 선수 및 전술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폼이 좋은 신진호, 정조국, 이명주 등을 실험조차 하지 않는 것이 그 예다. 주말마다 K리그 경기를 본다고 하는데 보여주기 식 방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한길 | “슈틸리케 감독을 아직까진 믿고 가야 한다. 전체적으로 외국인 감독들의 몸값이 올라간 상황에서 명감독을 영입하기엔 한계가 있다. 현재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 한 경기 마다 승패가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전술과 선수기용에 여유가 없다. 그래서 고집스럽다는 인상을 받는 것이다. 또한, 선수 선발은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에 지적해선 안 된다.”
 
- 현 한국축구의 전술상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한길 |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원에서 패스가 전방으로 나가고 발이 빠른 손흥민, 남태희, 이청용 등이 수비 뒷 공간을 공략하는 전술을 쓰고 싶어 한다. 문제는 이런 전술을 쓰면 2선과 3선 간 간격이 너무 넓어진다는 데 있다. 간격이 넓어지면 숫자 싸움에서 유리한 지점을 잡을 수 없고 안정적으로 볼을 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생기기 쉽다.”
 
최지선 | “우리나라는 풀백들의 측면 공격이 매우 약하다. 현대 축구에서 핵심은 풀백이라고 할 만큼 풀백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는데 최근 우리나라엔 풀백 기근 현상이 생겼다. 추가로 클래식 윙어도 부족하다 보니 시원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도 많이 약해졌다.”

-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한길 | “유럽 팀과의 꾸준한 평가전이 필요하다. 아시아권 팀들과 평가전을 하면 상대는 수비적으로 나오고 우리가 두들기는 식이다. 하지만 실제 월드컵에선 우리가 잠그고 상대가 여는 구도가 대부분일 텐데 이를 대비하려면 강팀들과의 대결이 필수적이다.”
 
김군찬 | “슈틸리케 감독이 초심을 찾아야 한다. 부임 초기에는 선수 선발에 학연, 지연, 리그 수준, 선수의 유명세에 얽매이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슈틸리케 감독의 명단을 보면 자주 선발되는 선수들이 선발된다. 초심을 찾고 현재 리그에서 잘하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 K리그의 흥행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홍균 | “스타플레이어의 부재가 느껴진다. 과거 안정환, 고종수 등이 활약하던 90년대, 한일월드컵의 기운을 받은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확실히 K리그는 이제 국가대표 스타플레이어가 뛰는 곳이 아니다. 스타플레이어 부재는 가볍게 축구를 즐기러 온 팬들에게는 마이너스 요소다. 또한 수준 높은 유럽 축구를 팬들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이유다. 여기엔 경기 자체의 수준 차이도 있겠지만 중계 기술의 수준 차이도 크다. 유럽은 고정적으로 일하는 축구 전문 중계 인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분야의 일을 하시던 분들이 그대로 축구 중계 카메라를 잡는 경우가 많다.”
 
김군찬 | “우리나라에선 프로야구가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관중, 시청자 수를 비교해보면 축구는 상대적으로 야구에 밀려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또한, 축구팀들의 투자가 부족하다. 현재 K리그에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구단은 전북과 서울뿐이다. 나머지 팀은 자금이 부족해 하고 싶은 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결국 팀 마케팅으로 직결돼 팬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친다.”
 
- K리그의 흥행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이동훈 | “무엇보다 협회와 연맹이 K리그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 구단별로도 예산을 증가시켜 스타플레이어를 영입할 수 있는 자금력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구단은 관객이 원하는 걸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특히 축구장에 가는 교통편이 복잡하다. 사소해 보이지만 팬들의 입장에선 무겁게 느껴지는 이런 문제점들을 같이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군찬 | “지역밀착의 개념이 자리 잡아 축구가 지역 안의 문화에 가까워져야 한다. 팬들은 경기장에 직접 찾아와 직관의 즐거움을 느껴보길 권한다. 경기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중계로 보는 것은 다르다. 각 팀의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 팬을 위해 돈을 많이 쓸수록 경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사랑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론 언론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모두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지만 몇몇 언론의 스포츠 뉴스에서는 중요한 경기가 소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