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서경지부는 9월 중순부터 점심시간마다 태가BM에 개별 임금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본교 안암병원의 복수 미화노조 중 하나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 고려대학교분회가 9월 중순부터 점심시간마다 20여 명이 모여 병원 정문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미화노조는 안암병원 용역업체인 태가BM에 개별 임금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안암병원에는 민주노총 서경지부와 한국철도·사회산업노동조합(한철노)의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서경지부는 용역업체인 태가BM에 개별 임금협상을 요구하기 위해 추석 후부터 집회를 시작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용역업체와 복수 노조 간 임금협상의 경우 전체 사업장에서 절반을 넘긴 노조가 교섭대표노조를 맡아 협상을 진행한다. 태가BM은 줄곧 절반을 넘겨 온 서경지부와 2년에 한 번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작년과 올해 많은 미화원이 서경지부를 이탈하거나 한철노에 유입돼 내년부터는 한철노가 교섭대표노조를 맡게 됐다.

서경지부는 태가BM의 부당노동행위로 서경지부를 이탈하는 노동자가 늘어나 한철노 조합원 수가 절반을 넘겼다고 주장한다. 안수빈 서경지부 고려대안암병원 분회장은 “안암병원에 있는 태가BM 소장이 서경지부 미화원을 차별한다”며 “심지어 신입사원에게 암묵적으로 한철노로 갈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태가BM 소속인 안암병원 정현석 소장은 “어떠한 형식으로도 노조 유도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태가BM은 서경지부의 개별교섭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이제껏 서경지부와의 임금협상이 한 번도 합의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임금협상이 결렬되면, 쌍방 중 일방의 노동위원회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통해 쌍방은 10일간의 조정 기간을 갖는다. 이후 조정마저 결렬되면 법적으로 노조의 파업이 가능하다. 이종혁 태가BM 이사는 “개별교섭 여부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서경지부와의 협상은 매번 파업으로 이어져 서경지부의 목적은 교섭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종진 연구위원은 서경지부의 문제제기에 대해 “증빙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를 입증해야 하는데 암묵적이라면 관련 자료가 여의치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임금협상에 두 노조의 교섭위원이 함께 합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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