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정치에 참여해야"
"청년이 정치에 참여해야"
  • 김영상·김태우 기자
  • 승인 2016.12.05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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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법학과 71학번) 국회의장 인터뷰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탄생하며, 민의(民意)의 전당을 조율하는 국회의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본교 법학과 71학번인 정세균 국회의장은 ‘정치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 여당 대선주자로 손꼽히던 오세훈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20대 전반기 국회의장의 책임을 맡았다. 취임 직후 정세균 의장은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 정규직 전환계획을 깜짝 발표하면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모범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후 국회의장 1호 법안으로 ‘청년세법’을 발의해 19대 국회에 이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보여줬다. 

  지금 대한민국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소용돌이에 놓여있다. 광장을 가득 메운 국민들은 대통령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고 있고, 각 정당은 현 시국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그럴수록 국회의장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때다. 

  고대신문은 지난 11월 28일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11월 30일 전화 인터뷰로 내용을 보충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무거운 국회의장실 분위기를 녹였지만 현 시국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차분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 정세균 국회의장은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참여라고 강조했다. 사진 | 김주성 기자 peter@

 

- 지난 10월 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국민은 매주 광장에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으로서 현 시국을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국민에게 너무나도 부끄럽다. 다른 나라는 미래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멈춰있다. 그것도 국민의 잘못이 아닌 대통령의 허물 때문이라는 점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래도 우리 국민이 참 대단하다. 몇 주 동안 촛불시위를 하기 위해 그 많은 인파가 모였는데도 아무 사고 없이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 국민 모습에서 희망의 씨앗을 찾는다. 이 어려운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과 시스템을 개혁해 건강한 나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 지난 11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임기 단축 문제를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장님께서는 이번 담화를 어떻게 평가하시며 현 시국이 어떻게 해결돼야 한다고 보십니까.
  “대통령의 결심이 중요하다. 최근 대통령께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본인 거취를 국회의 공으로 넘겼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통령께서 현실을 직시하고 애국심을 발휘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대통령께서 스스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법 절차에 따라 탄핵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 뜻을 정치권이 잘 받들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이 상황을 매듭짓는 것이 최선이다. 그 과정에서 더는 국민에게 상처와 부담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 이번 사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의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민주주의란 무엇입니까.
  “‘Check & Balance(견제와 균형)’를 핵심으로 한 삼권분립이 잘 작동하도록 국회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평소 의회가 국정감사 등으로 국정 현안을 확인하고 감독하는 권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행정부 수반이 사적으로 아주 은밀하게 국정을 운영하는 부분에선 국회 의정 활동으로 감시하기가 원천적으로 어렵다. 청와대는 자체적으로 특별감찰관제도를 신설했지만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 정치에 관심이 없던 대학생들이 최근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각 대학에서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동맹휴업을 논의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 청년들의 적극적인 정치참여를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청년들의 정의감이 아직 살아있다고 느꼈다.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개인주의화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에 청년들이 실용을 우선으로 사회정의나 국가 미래보단 자신의 문제에만 매몰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선 청년들에 대한 우려가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청년들은 자기 계발과 개인의 발전을 우선순위로 두되 국가와 민족, 사회정의도 도외시하면 안 된다. 현재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 위해 청년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치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이 변하지 않는 이상 아무리 개인 혼자만 노력한들 미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 하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학생사회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절대 무관심하면 안 된다. 청년들이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은 대학과 학생사회다. 학생이 학생사회에 관심 두고 참여하는 것을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좋은 대표를 세워 건강한 청년문화를 선도하고 대학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 국회의장님께서는 본교 총학생회장을 지내는 등 고려대학교와 인연이 깊습니다. 오랜 정치생활을 하면서 ‘고려대학교’에서 어떤 점을 배웠다고 느꼈습니까.
  “지성과 야성의 균형이다. 원래 고려대가 지성과 야성을 강조하지 않는가. 기본 성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국가이익을 위해서 헌신하는 마음가짐을 다졌다. 또 총학생회, 고대신문,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고려대 교풍 중 하나인 소통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런 경험들이 정치인으로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임기 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입니까.
  “청년들을 위한 입법, 제도 개선을 위한 정지작업에 힘쓰고,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동안 청년들이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냈지만 이를 체감할 수 없었다. 그만큼 청년 문제가 정치권에서 해결하기 어렵고 까다롭다. 하지만 국회의장으로서 청년 문제를 앞장서서 고민하고 개선해나가겠다. 20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그동안 준비해온 ‘청년 일자리 창출 패키지 법안’을 발의했다. 앞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청년 문제에 두고 역량을 집중하겠다.
  두 번째론 국회의원이 특권을 내려놓으면서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이다. 국회의원 직분을 위해 필요한 권한은 존치하되 꼭 그렇지 않은 부분은 입법을 통해 관행을 깨뜨리고자 한다. 예를 들면 불체포 특권이다. 현역 국회의원을 체포하려면 현행범이 아닌 이상 국회 동의가 필요했는데 그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워 소위 ‘방탄국회’라고 불렸다. 이젠 해당 법을 정비해 국회의원 특권 때문에 국민에게 위화감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 국회의장님께서는 임기 초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 정규직 전환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계획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내년 1월 1일부로 국회 환경미화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 현재 국회 사무처가 용역업체, 미화노조 등 관련 담당자와 모두 협의를 마쳤고 행정절차만 남았다. 그동안 정년보장 문제로 이견이 있었다. 현재 공무원 정년은 60세인데 기존 환경미화 노동자가 용역업체와 68세를 정년으로 계약했다. 물론 환경미화 노동자를 공무원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이에 기존 노동자를 연령별로 구간을 나눠, 기존 정년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따르는 정년으로 합의를 봤고 사무처는 공무원 수준의 복지를 약속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독려하겠다.”

 

- ‘N포세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청년들은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본교생을 포함한 청년들에게 위로와 조언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청년들의 ‘헬조선’이란 표현이 마냥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회 차원에서 청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항상 의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므로 청년들도 너무 좌절하거나 의기소침하지 말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함께 힘을 보태줬으면 좋겠다.”

 

  “가장 좋아하는 별명은 ‘세균맨’이다. 예전엔 SNS 활동과 여러 별명이 부끄러웠지만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열린 마음을 갖고 관심을 가졌다. 이에 많은 사람이 호응해줘서 고맙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SNS 지인이 선물로 준 ‘세균맨’과 ‘루피’ 인형을 가리키며 소통과 공감을 재차 강조했다. ‘미스터 스마일’이란 별명처럼 그는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이후 원내대표 회의를 앞두고 그의 표정은 다시 엄숙해졌다. 시국의 중요성을 반영하듯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는 끊임없이 터졌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행보에 국민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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