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대 안암총학생회 별:자리(회장=박세훈, 별자리)의 임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별자리는 작년 12월 ‘빛나는 당신, 이어진 우리’라는 기조 아래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러나 임기 중반 ‘불통’이란 지적이 누적되면서 결국 총학생회장단에 탄핵안이 발의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별자리가 학생사회에 남긴 과제는 무엇일까.

 

▲ 지난 5월 열린 교육권리찾기 운동을 주도했던 48대 안암총학 별자리. 사진 | 고대신문 DB

 

▲ 박세훈 안암총학생회 회장이 10월 말 탄핵 발의안에 소명하고 있다. 사진 | 고대신문 DB

 

만족도 높은 복지 공약
  별자리는 올해 통합 애플리케이션 ‘Kupon(쿠폰)’, 쉐어하우스 ‘코잠’, 과일판매 행사 ‘새콤달COM’ 등 복지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 쿠폰은 본교 전산처와 별자리가 협력해 제작한 통합 애플리케이션으로, 모바일 학생증, 셔틀버스 도착 안내 등의 기능을 담고 있다. 현재 10월 중 베타테스트를 거쳐 상용화 단계에 있다. 개발에 참여한 한인수 일상복지국원은 “쿠폰은 개발단계부터 지속성과 확장성을 염두로 기획된 플랫폼”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쿠폰의 변화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쉐어하우스 코잠은 대학생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코잠은 월세 계약 형태로, 거주자들이 관리비, 월세를 공동 부담한다. 코잠에 거주 중인 이소희(사범대 영교16) 씨는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며 “프라이팬, 접시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품의 품질이 향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별자리의 임기가 끝나도 지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판단에 코잠은 총학생회 집행부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과 함께 진행됐다. 집행부 소속이 아니지만 별자리와 함께 코잠 사업을 추진한 김현성(사범대 지교11) 씨는 “양질의 주거환경과 거주자 간의 관계형성을 통해 ‘삶의 질’ 자체를 높여주는 주거형태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코잠은 4호점까지 개설됐다.

  ‘새콤달COM’은 47대 안암총학생회 지음의 ‘푸릇푸릇’을 이은 과일 판매 사업이다. 올해 총 3차례 판매가 진행됐으며, 3월 토마토 400kg, 5월 딸기 800kg, 9월 복숭아 6000개를 판매했다. 과일을 구매한 윤진주(문과대 서문15) 씨는 “자취하면서 과일을 챙겨먹기 쉽지 않은데 저렴한 가격으로 과일을 먹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교육권리찾기운동, 집행력 떨어져
  별자리 핵심 공약이었던 월별·이슈별 교육권리찾기운동 ‘Why Not’(교육권운동)과 1년 간 등록금 인하 운동은 집행력의 한계로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3월에 교육권운동 실천단(단장=유종헌)을 구성하고 5월 총궐기를 진행했으나 월별 계획은 이행되지 않았다. 

  학생들이 가장 기대했던 드롭제도 부활, 수강신청 개선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실천단에 참여한 맹주용(문과대 한국사16) 씨는 “실천단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했으나 리플렛 배부나 선전전 이외에는 활동이 없었다”며 “뚜렷한 기조가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서 계획이 지연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입학금 폐지를 위한 ‘입학금 폐지 공동행동’은 진행했지만, 등록금 인하를 위한 운동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5월 말 본지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별자리에게 남은 임기동안 ‘과반별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청구를 통한 합리적 등록금 인하’에 중점을 둘 것을 요구했다. 이승준 등록금특별위원장은 “입학금 폐지운동은 등록금 인하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며 “입학금 폐지운동이 등록금 인하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반별 등록금 사용내역 공개청구에 대해 “2학기 중 투명한 실험실습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내년에는 더 이른 시기부터 시작해 많은 단위에서 함께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통 부족, 탄핵안 발의까지
  올해 별자리에게 쏟아진 가장 큰 비판은 바로 ‘불통’이다. 별자리는 선본 당시 공약에 공론장을 형성해 의견을 자유롭게 낼 수 있도록 ‘판을 깔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공론장 역할을 했던 생각나눔터, 길캠프 등의 행사는 방학동안 2박 3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돼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교육권 운동 이후 6월 자유발언대 행사가 진행됐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시행되지 않았다.

  별자리는 올해 총 5차례 사과문을 작성했다. 사과 내용은 △교육권 운동 리플렛 단어 선정 논란 △대동제 소음 문제 △속기록 관리 미비 △디럭스 사태였다. 소통에 대한 불만은 5월 대동제 기간 소음 문제로 시작됐다. 해당 사안은 6월 중 별자리에서 사과문을 게시하며 일단락됐다. 가장 크게 문제시됐던 사건은 9월 ‘디럭스 사태’였다. 별자리는 본교 게임동아리 ‘DELUXE’(회장=박경민, 디럭스)와 충분한 협의 없이 사이버고연전을 진행하려 했다. 별자리는 추석 이후 디럭스를 만나 사과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더욱 논란이 됐다. 결국 박세훈 총학생회장과 유종헌 중앙집행위원장, 최지수 문화기획국장은 11월 3일 디럭스를 만나 직접 사과했다.

  별자리에 대한 소통 불만은 시국선언을 기점으로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누적돼 온 불통 문제를 지적하며 총학생회장단에 대한 탄핵안 발의가 논의됐다. 10월 27일 38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탄핵안이 발의됐고, 10월 31일 탄핵안을 학생총회‧학생총투표에 부의할 것을 논의하는 전학대회가 열렸다. 탄핵 부의안이 부결되며 총학생회장단은 직을 유지했으나,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송재익(공과대 전전전11) 씨는 “고파스 등 다양한 재학생이 모인 온라인 공간을 활용하지 않은 점이 실망스럽다”며 “직접 찾아가야만 소통이 가능했던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별자리는 학생사회에서 신뢰를 잃었지만, 학생총회를 성사시키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별자리는 미래대학 설립안과 학사운영규정 개정안에 대한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11월 24일 본관 점거에 들어갔다. 해당 내용을 안건으로 상정한 학생총회를 소집했는데 11월 28일 2200명의 학생이 중앙광장에 모이며 성사됐다. 그러나 소통에 대한 본질적 문제는 해결됐다고 보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은 “학생총회가 성사됐다고 해서 별자리의 소통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며 “차기 총학생회에서 더 많이 고민해 소통을 활성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그래픽 | 김나영 기자 m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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