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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 시대의 1순위 연구 과제
[기고] 인수공통감염병, 바이러스 시대의 1순위 연구 과제
  • 고대신문
  • 승인 2017.01.2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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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섭(본교 교수·약학과)
▲ 송대섭(본교 교수·약학과)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발생은 국내 전체 사육 가금류 18.3% 에 해당하는 3000만수를 살처분 처리 했고, 경제적 피해는 1조원에 육박하여 역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역사상 최악의 피해 규모로 기록되고 있다.

  (2003~2014년도까지의 H5N1으로 인한 살처분 두수가 2480만수).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MERS, 구제역, 인플루엔자, 살인진드기바이러스로 불리는 SFTS 등 국내 발생한 인수공통질병들은 과거 발생 주기보다 짧아지고 있으며 2015년 메르스의 경우 총 경제적 피해액은 한 해 국방예산의 50%에 해당하는 20조원에 이르는 등 경제적 피해액도 증가되는 추세이다.

  이동수단의 발달이 감염병 전파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복잡해지고 있어, 한 지역에서 발생한 질병은 24시간 안에 전 세계 곳곳의 사람이나 동물, 식물 또는 음식으로 전파가 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빠른 전파속도에 비해 역학조사에 필요한 추적감시활동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방역당국은 발생정보공유와 국가 간 협력을 통해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근본적으로 감염병을 예방을 하기 위해 새롭게 출현하는 병원체에 대한 생태학적 분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산업동물 및 반려동물 수의 증가는 사람과 동물간의 종간접점(interspecies interface)을 더욱 좁히고 있으며, 기후변화와 생태서식지 파괴 그리고 국제적인 교역 증가로 인해 종간 접촉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신종 병원체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다른 지역이나 종으로 전파되는 병원체 오염 (pathogen pollution)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앞으로도 종간전파로 인한 피해는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신종 플루의 경우, 조류에서 사람과 돼지 등 이종간의 바이러스 혼합감염과 유전자 재조합으로 인해 3종변이체 (triple reassortant) 신종 H1N1 인플루엔자가 출현하게 됐고, 두 달 만에 전 세계로 확산됐다. 또한 2015년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박쥐에서 낙타로 전파된 후 사람에게 결국 감염되어 중동지역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고 유럽 및 미국, 한국 등으로 확산됐다. 이와 같이 동물원성 인수공통질병 발생 사례들이 주를 이루는 와중에 그와 반대 방향인 역-인수공통질병 전파(reverse-zoonotic transmission)로서, 200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을 방문한 여행객과 연구진에 의해 사람 폐렴 바이러스가 침팬지에게 감염됐던 사례가 있다. 사람과 야생동물간 접점이 상당한 수준으로 가까워졌고 이로 인해 사람 유래의 병원체가 동물에게 감염될 가능성도 증가됐음을 알 수 있다.

  인수공통감염에 의해 새로운 병원체의 출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사람과 빈번한 접촉이 많은 반려견의 경우 생활환경과 음식 등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공통감염의 중요한 숙주로 여겨지고 있다. 실례로, 사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개에게 인공감염 시켰을 경우, 종내(intra-species)에서 접촉감염으로 전파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특히 신종독감 (H1N1)과 계절독감 (H3N2)이 개에게 감수성이 있으며, 계절독감의 경우 동거사육 개체에게도 접촉 전파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2009년 이후 신종독감 감염경험이 있는 개의 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계절독감은 그 이전부터 개에게 전파되었던 것이 혈청학적 조사로 밝혀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히 병원체 전파로 끝나지 않고, 본래 숙주가 가지고 있던 병원체와의 혼합감염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다른 바이러스의 혼합 감염은 재조합과 재배열 과정을 통해 항원소변이 (antigenic drift) 및 대변이 (antigenic shift)가 일어나 변이주를 탄생시키고 새로운 숙주에 적응하고 고병원성으로 변질되는 진화과정을 겪게 된다. 결론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전파 (zoonotic transmission)는 지금껏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또 다른 신변종 바이러스를 탄생시킬 수 있는 역학고리이기 때문에 사람과 동물 양방향간의 질병전파에 대해서 종합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세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one health (하나의 건강)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람과 동물, 환경 등이 하나의 건강체로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은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인수공통질병에 대한 사람 위해성과 예방적 관심도가 증가했지만, 인수공통감염병의 전파경로와 발생율, 종간 특이적 병인론 규명을 위한 연구는 여전히 기초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연구와 더불어 수의사 및 동물관련 직업종사자, 공중보건 전문가들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러한 인수공통질병 전파 (zoonotic transmission)의한 신종 병원체 출현 가능성을 인식하고 예방을 위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 그래픽 | 김시언 기자 s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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