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정말 최선의 정성을 들여 마음을 담은 김밥입니다. 발색제와 발암제가 전혀 없는 건강한 햄을 사용했고, 천연색소가 들어간 무방부제 단무지를 사용했습니다.”
정대 후문, 까랑까랑한 목소리가 행인들의 귀를 잡아끈다. 작년 10월 27일부터 신현숙(여·49) 씨, 오윤정(여·43) 씨, 우연희(여·49) 씨는 ‘공들여 만든 김밥’이라는 이름을 걸고 김밥을 팔기 시작했다. “저희 김밥의 장점을 큰소리로 설명하고 있으니까 와서 ‘왜 연설을 하고 계세요’하며 웃는 학생도 있었어요. 저희도 처음에는 ‘김밥 사세요’하고 작은 목소리로 말하려고 했죠. 근데 내 김밥에 자신이 있으니까 그게 안 되더라고요. 고대 사람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나 봐요.”

  세 사람은 제기동 사는 엄마들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주의를 기울이게 된 그들은 자신과 비슷한 식당에서 가게 되는 본교생들의 식생활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은 식당 음식을 그냥 감사히 먹어요. 하지만 몸에 들어가는 먹거리에 대해서는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건강한 몸으로 살기 위해서는 오늘 ‘무엇’을 먹는지가 매우 중요해요.” 학생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맛보이고 싶었던 그들은 좋은 재료로 만든 김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무표백제 종이행주 같은 깨끗한 조리기구와 무항생제 달걀 등 신선한 유기농 재료를 사용을 고집한다.
세 사람은 요식업과 관련 없는 본업을 갖고 있다. 신현숙 씨는 심리상담. 우연희 씨는 수학지도자 양성과정 강의. 오윤정 씨는 친환경 정수기 관리. 각각 다른 직업이지만, ‘사람을 위한다’는 점은 닮았다. “우리의 본업은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건강하게 하며, 힘을 주는 것이 목적입니다. ‘공들여 만든 김밥’ 판매 또한 우리 일의 연장선에 있는 거죠.” 본업과 병행하기 만만치 않았다. 또한 처음 시도해보는 분야였기에 어려운 도전이었다. 처음 판매를 시작했을 때 행인들은 엄마들을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봤다. 그럴 때마다 ‘왜 우리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할까’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소신 있게 판매를 계속하면서 마음을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다가 김밥을 먹어보고 맛있고 소화도 잘된다며 자주 찾아오는 학생, 첫 단체 주문이 들어왔던 정경대 대학원, 지나갈 때면 김밥을 사지 않더라도 힘내라고 외쳐주는 단골손님, 엄마들은 조금씩 본교 사람들에게 친숙한 얼굴이 돼가고 있었다. “우리에게도 학교가 점점 단순한 판매장소가 아닌 애정과 관심이 어리는 공간으로 다가왔어요. 본관 점거를 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학생들이 안타까워 김밥을 보낸 적도 있죠.” 이들에게 학생들은 단순히 구매자가 아니라, 집밥을 먹이고 싶은 미래의 씨앗들이다. 본교생의 건강을 걱정하는 엄마들은 오늘도 신선한 재료를 준비하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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