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째 고전음악을 집어 드는 사람들
40년째 고전음악을 집어 드는 사람들
  • 김신희 기자
  • 승인 2017.03.1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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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광장 지하에 위치한 고전음악감상실에서는 아늑한 분위기와 잔잔한 클래식을 즐길 수 있다.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고전음악감상실이 학생들로 가장 붐비는 시간은 12시. 황금 같은 점심시간이다. 재학생들은 잔잔한 클래식과 안락한 시설을 찾아 감상실의 문을 살며시 연다. 감상실은 중앙광장 지하 열람실 뒤편에 위치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문은 모든 학생을 위해 활짝 열려있다. 불 꺼진 감상실 안에는 푹신한 소파에 누워 음악을 듣는 학생들과 스탠드를 켜놓고 차분히 과제를 하는 학생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 KUMAC의 40기 홍보부장 이수현(인문대 문예창작14)씨가 운영계획표에 따라 CD를 고르고 있다.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고전음악감상실은 본교 학우들이 고전음악을 즐기고 휴식을 즐길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로 1978년부터 운영돼오고 있답니다.” 고전음악감상실원 KUMAC의 40기 홍보부장 이수현(인문대 문예창작14) 씨는 1년 반째 선배들이 물려준 공간을 돌보는 중이다. 고전음악감상실은 시설 개선 전, 딱딱한 강의실 책상과 의자만이 구비돼있었다. 감상실원이 부족해 한 명이 모든 운영을 책임지던 시절엔 운영위원의 공강 시간에만 열리기도 했다. 지금의 고전음악실은 매 학기 모집을 거쳐 7~8명 정도의 신입실원을 뽑는다. 임기는 4학기 이상. 수습실원기간과 테스트를 거치고 나면 정실원이 돼 4학기 이상 고전음악감상실을 지키는 역할을 맡는다.

  “고전음악감상실원(KUMAC)으로 뽑히고 나면 시간표를 고려해서 재실 시간표를 배분받아요. 각자 자리를 지키는 시간대에는 자기가 원하는 노래를 선곡해서 틀 수 있어요. 물론, 문 앞 종이에 학우들이 적어주신 신청곡을 고려해서요.”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증명하듯 2평 남짓한 창고의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LP판은 1000장을 넘겼고 CD의 경우 3000장이 넘는다. 고전감상실원들은 CD와 LP판을 둘러보며 무엇을 선곡할지 기분 좋은 고민에 빠진다.

  이 씨는 고전음악감상실원으로 활동하면서 클래식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감상실원과의 소중한 추억도 얻었다. “감상실원이 되면 매학기 LP판을 사러가요. 매년 봄과 가을에 교내에서 음악회를 주최하기도 하고, 저희끼리 예술의 전당에 음악회를 보러가기도 해요. 또, 저희끼리 세미나를 열어요. 거창한 주제가 아니라, ‘클래식의 범주는 어디까지일까’ 같은 가벼운 주제로요.” 

  이 씨를 비롯한 감상실원들의 원동력은 학생들이 건네는 따뜻한 응원이다. “감상실 입구에 있는 방명록에 ‘잘 쉬다갑니다. 운영하시느라 너무 수고하십니다.’와 같은 말이 가끔 적혀요. 저희는 그냥 이렇게 봉사로 운영하는 거지만 그분들이 알아주시고, 공유해 주신다는 게 너무 감사해요. 그럴 때 보람을 느낍니다.” 

  고전음악감상실은 새 학기를 맞아 KUMAC의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 감상실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에요. 단지 클래식을 듣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같이 다채로운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곳이요. 학생들이 고전음악감상실원 모집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감상실을 찾아주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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