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기고] 기술 개발로 무결성에 다가선 가상화폐 시대
[기고] 기술 개발로 무결성에 다가선 가상화폐 시대
  • 고대신문
  • 승인 2017.03.20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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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여러분이 초등학생일 때 자신의 주머니 속에 동전이 한가득 있으면 마치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뿌듯함이라는 가치(Value) 마저도 측정하게 해준 화폐는 우리가 만질 수 있는(Tangible) 형태로 오랜 역사 동안 존재해왔다.  

  선사시대 원시시장에서 초기화폐는 조개껍데기, 청동 및 철기 금속 등 여러 감각형 객체(Tangible objects)를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쓰면서 시작됐다. 주조된 화폐가 아니라 자연에서 구할 수 있는 어떤 특정 물체를 사회구성원들이 가치를 서로 인정함으로써 그 물체는 화폐로 인정받는 구조였다. 즉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신뢰가 통화의 가장 큰 기본인식이었다. 이와 같이 화폐는 사회공동체가 신뢰(Trust)라는 공동의식에서 시작한 약속의 징표였다. 근대사회로 진입하면서 해당화폐의 지급보증을 하는 중앙은행의 증명이 특정화폐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대신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우선 중앙은행이 모든 화폐의 발권과 지급보증을 전담하면서, 중앙은행에 의한 발권의 남용으로 이자율 즉 현금가치의 현격한 변동 등의 문제가 나타났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지속된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시기에 아르헨티나의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페소)는 발권을 남용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 달러에 대비한 페소의 가치가 하루에 10%~25%의 변동 폭을 가지고 물가상승률이 25%에 육박해  화폐의 기능을 거의 상실하게 되었다. 결국 경제에 대한 불신과 중앙은행의 발권 및 지급보증의 신뢰가 상실되는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났다. 이 같은 화폐의 변동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새로운 화폐의 필요성이 시장에서 대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토시가 만든 가상화폐(Digital Currency)인 비트코인(Bitcoin)은 중앙은행의 무분별한 발권 그리고 몇몇 정치 권력자들 중심에 의한 화폐의 조정을 반대하면서 시작된 인터넷 상의 가상화폐이다. 

  비트코인 이전에도 가상화폐는 여러 시도가 있었지만, 이중 지불, 해킹, 보안의 문제가 항상 뒤따랐다. 특히 해킹 및 보안의 문제는 가상화폐가 네트워크상에 존재하기에 발생하는 고유한 문제였다. 발행주체에 따른 구성원들 간의 신뢰에 문제가 많아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기는 힘들었고, 각 플랫폼에서만 통용되는 게임머니 형식이거나, 보안이 집중된 플랫폼에서만의 트랜잭션(결제, 이체, 교환)이 가능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 데이터 무결성의 가상화폐가 바로 비트코인인 것이다. 

  먼저 비트코인은 가상 화폐의 고질적인 문제인 해킹과 보안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블록체인(Blockchain)기술을 이용한다. 데이터의 무결성(Integrity)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획득하게 되어 가상화폐의 사용과 트랜잭션에서의 네트워크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래서 기존의 가상화폐와는 차별화된 화폐로 등장하였고 그에 대한 가치는 계속 상승해 2년 전 20만원이었던 1비트코인이 2017년 3월 현재 150만원을 넘고 있다. 이러한 가상화폐의 발달과 확산은 IT기술에 의해 획득된 가상화폐의 무결성을 근간으로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더해지면서 네트워크의 발권 주체가 없는 무결한 디지털화폐로 발전하게 되었다. 2008년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온 이후로 여러 나라에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자국통용의 가상화폐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에서도 2016년 12월 ‘분산원장기술의 정책적 이슈’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하며, 블록체인 기술의 가상화폐의 타당성과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보았다.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여러 카드와 모바일 지불 수단을 사용하면서 동전을 쓰지 않는 현실에 직면한 상태이다. 결제 비율이 현금보다 카드비중이 훨씬 더 높고, 모바일 카드 사용량 또한 증가하고 있어 이른바 ‘동전 없는 사회’인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시작되었다. 해외의 경우 스웨덴은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이미 현금 없이 카드와 모바일결제로만 결제를 하고, 중국 또한 5년 이내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을 꿈꾸고 있다. 

  현금 없는 사회는 여러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할 수 있다. 최근 동전 사용이 줄고 잠자는 동전이 늘어나면서 동전 회수율은 10%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매년 동전을 새로 발행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벌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하나금융기준경영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2011~2015년 한국은행이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 들어간 금액은 매년 평균 600억 원에 달한다. ‘동전 없는 사회’가 되면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는 동전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덜 수 있다. 또한 디지털 기반인 가상화폐는 지불인과 수취인의 계좌가 기록돼 지불의 주체가 누구인지 알 수 있어 투명한 사회가 가능해진다.
물론 동전 없는 사회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화폐 단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전을 만들지 않기 위해 단위를 맞추느라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디지털 상에 개인의 거래명세가 로그로 남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물론 앞에서 밝힌 지불에 대한 투명성을 이점으로 탈세, 뇌물 등 불법거래를 줄이는 효과도 있지만 개인의 사생활이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의 보안 시스템 또한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모바일 결제의 ‘편리함’과 동시에 사용자들은 ‘지불의 불안’과 ‘해킹의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가상화폐의 부정적인 문제는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의 기술인 블록체인기술 즉 분산원장 기술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 결국 가상화폐의 데이터의 무결성과 트랜잭션이 데이터 위조변조를 못하는 분산원장 기술로 가상화폐의 단점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기술의 발전은 경제, 사회의 페러다임을 바꾸어 왔다. 퍼스널 컴퓨터의 보급, TCP/IP기반의 인터넷이 그러했으며, 스마트폰 주도의 모바일이 그러했다. 앞으로는 향후 전 세계가 추진 중인 가상화폐가 경제,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다. 기술기반의 가상화폐는 개인 간의 송금 및 투자, 공동 금융망 등 여러 분야에 쓰이면서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향후 우리생활 전체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화폐를 둘러싼 관련기관 및 금융권 그리고 학계가 이러한 기술발전을 선도적으로 학습하고 개발하지 않는다면, 우리 또한 시대에 뒤처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글 | 권혁준 (순천향대 교수·IT금융경영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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