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4 16:41 (수)
지역에 내린 뿌리, 새로운 청년 성장 동력
지역에 내린 뿌리, 새로운 청년 성장 동력
  • 이민준 기자
  • 승인 2017.03.20 0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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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신나협동조합 오창민 조합원 인터뷰

▲ 사진제공 | 성북신나

지난 2월 열린 성북신나 정기총회. 협동조합은 총회를 필수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내가 교수가 되기 이전에는 공부를 안 해도 교수가 됐다. 내가 교수가 될 때쯤에는 공부를 해야 교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부를 해도 교수가 될 수 없는 시대다.” 

  성북신나협동조합(이사장=이원재, 성북신나)의 창립선언문은 위 문장으로 시작한다. 2016년 기준 15~29세의 실업률이 9.8%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최악이다. 전체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돌파했다. 정부의 노력이 무색하게 청년실업률은 주춤하는 기세도 없이 상승해왔다. 이에 청년들이 스스로 대안을 찾아 나섰다. 새로운 일과 그 일을 할 자리를 ‘협동조합’을 통해 스스로 만들었다. 

  청년이 모여 대안을 만들다
  성북구에서 활동 중인 성북신나의 출발은 201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진행된 서울시 뉴딜일자리사업 ‘청년혁신활동가’의 일환으로 성북문화재단에 18명의 청년 인턴이 모였다. 약 9개월 간 지역 내 전통시장 활성화, 지역청년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하지만 단기성 사업에 불과해 고용승계가 불가능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사업은 끝났지만 18명의 청년 중 10명이 남았다. 10명이 똘똘 뭉쳐 서로의 생계를 책임지는 대안적 일자리 모델을 구상했다. 8명의 지역 시니어도 성북신나의 설립에 힘을 보탰다. 그렇게 2014년 2월, 생계형 청년협동조합을 내건 성북신나가 첫 걸음을 뗐다. 

  청년이 잘하는 일을 찾아 나서다
  성북신나는 생계형 청년 협동조합이다. 성북구 지역재생과 건강한 청년 생태계를 키워드로 사업을 운영한다. 사익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일반 기업과 달리, 성북신나는 일반 협동조합의 하나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운영한다. 그렇지만 성북신나는 일반적인 협동조합과도 또 다르다. 대부분의 협동조합은 구매, 생산, 판매, 제공을 협동으로 영위해 이를 바탕으로 특정 제품 혹은 용역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구조다. 성북신나는 연구용역, 지역 내 재생사업, 아카이빙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성북신나는 최대 수익을 목표로 하지 않습니다. 수익 부분에서 협동조합이 기존 기업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어요. 대신 성북신나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지역에 눈을 돌리니 청년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더라구요. 그렇게 지역재생과 청년 생태계를 미션으로 정했습니다.”

  지역 재생 분야에서는 정릉시장 활성화 사업인 ‘정릉신시장사업’의 일환으로 ‘개울장’을 열었다. 이는 성북구청과의 협업으로 가능했다. 개울장은 지역 내 생활장터로 플리마켓 등 지역 주민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카이빙 분야에서는 ‘굿바이 스카이아파트’ 프로젝트를 진행해 47년 만에 철거된 정릉 스카이아파트를 둘러싼 주민들의 추억을 담아냈다. 2015년에는 ‘Show Me Seoul Ideas’에 참여해 지역 내 협동조합의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일련의 사업들로 어느 정도 수익 창출을 이뤄내 조합원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삶의 방식에 중점을 둡니다. 지역에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하는 거죠. 그렇게 4년째 꾸준히 걸어오고 있어요. 성북신나는 기록과 아카이빙, 기획, 연구, 디자인, 인재풀 등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요. 이러한 역량을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 컨텐츠 제작, 지역을 삶의 배움터로 만드는 교육프로그램 기획 등에 쏟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일’로 만들다
  18명의 발기인으로 시작한 성북신나는 올해 100번째 조합원을 받았다. 제법 규모를 갖추고 사업을 넓혀가는 상황 속, 성북신나는 처음 조합을 꾸리던 때의 마음가짐을 되새긴다. “‘우리가 지역을 살리자’, ‘큰 회사를 만들어보자’라는 거창한 목표로 시작한 게 절대 아니예요. 청년들이 겪는 불황 속에서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작은 생태계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죠. 이제 그 뜻에 공감하는 사람이 100명이 됐네요.” 

  성북신나는 2~30대를 중심으로 70대까지 아우르는 조합으로 성장하고 있다. 조합원이 본업인 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조합원 개개인의 성과보다 삶의 질을 중시한 결과다. 성북신나는 무리한 확장을 지양하되 구성원 개인의 행복과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는 영역에서의 성장을 목표로 삼는다. “조합원 개개인이 성장하고, 행복을 누리는 회사가 되는 것, 하고 싶었던 일을 가능케 하는 것, 그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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