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21:45 (월)
영화와는 다른 우리 곁의 경찰
영화와는 다른 우리 곁의 경찰
  • 김해인 기자
  • 승인 2017.03.27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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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속의 경찰은 실제보다 과장되게 표현된다. / 일러스트 | 주재민 전문기자

  언제부턴가 경찰은 미디어의 단골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경찰이 등장하는 영화는 대게 통쾌함을 주제로 한다. 현실과 다르게 허구 속에선 정의가 살아있다. 문제는 허구와 현실을 혼동하는데서 시작된다. 허구 속 경찰은 부정을 저지르는 비리의 상징이기도, 정의를 실현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경찰을 미디어에서 소비되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대중은 극 중 껄렁하고 단순무식한 언행을 내뱉는 모습의 경찰과 실제 경찰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정현(과기대 제어계측14) 씨는 “경찰이 허탕을 치고 무능력하게 나오는 드라마를 보고 평소 경찰이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의경으로 근무하면서 극에서 경찰 캐릭터가 과장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미디어 이론 중 하나인 ‘의제설정기능이론’에 따르면, 매스미디어가 특정한 주제를 반복해서 다루면 실제 그렇지 않더라도 대중이 해당 주제에 큰 가치를 부여한다. 한국 미디어에서 경찰은 비슷한 캐릭터로 계속 등장하고 있어, 대중이 경찰에 대해 갖고 있는 특정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학순(미디어학부) 교수는 “미디어가 인간이 느끼는 지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인간이 현실을 인식하는 지각의 연장선상에 미디어가 놓이면서 왜곡된 미디어라 하더라도 대중은 현실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미디어가 과장해 그려내는 경찰이 대중이 현실 속 경찰에 대한 기대치를 상승시켜 실망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일명 ‘CSI 효과’다. 드라마 ‘CSI’에서는 범죄 현장의 족적, 지문, DNA를 채취해 컴퓨터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용의자를 검거하는 장면이 흔하게 등장한다. 현실의 CSI 기술은 드라마만큼의 수준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시민들이 경찰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장현석(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중이 콘텐츠를 접하며 경찰의 주무대를 범죄 수사와 체포로 오해하지만 가장 많은 활동은 범죄예방활동”며 “드라마 속 모습을 실제로 오해하며 경찰을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시선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 속 경찰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정적인 모습은 국민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갈 수도 있다. 부정적인 경찰이 반복돼서 등장하면 경찰의 사기가 저하되고 이는 곧 업무능률의 저하로도 이어진다. 박정선(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인 치안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경찰을 부정한 권력 집단으로만 그려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디어 제작자가 경찰 현실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장현석 교수도 “현실 속 대부분의 경찰은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경찰의 사실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프로그램이 더 많이 생산돼야 경찰에 대한 객관적인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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