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스파이럴캣츠

  게임 속 캐릭터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어떨까. 2000년 이후 게임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코스프레(Costume play)’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그중 ‘스파이럴캣츠’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코스프레 팀이다. 스타크래프트의 ‘사라 캐리건’,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아리'를 비롯한 각종 게임 캐릭터의 코스프레로 유저들의 주목을 받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개최된 게임대회에도 초청돼 수준 높은 코스프레를 선보이며 유저들의 재미를 더했다. 스파이럴캣츠의 오고은(여·31, 타샤), 이혜민(여·27, 도레미) 씨를 만났다.

- 스파이럴캣츠의 탄생배경이 궁금해요
  타샤 | “2009년도에도 스파이럴캣츠란 코스프레 팀을 했어요. 그때는 취미수준이었죠. 그러다 2012년도부터 프로팀으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당시 게임개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적으로 코스프레에 접근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 실장이자 지금의 스파이럴캣츠 대표께 도움을 구했죠. 그때부터 대표의 웨딩 스튜디오를 스파이럴캣츠 전용 사무실로 사용하게 됐어요.”

- 왜 ‘게임 속 캐릭터’를 선택했나요
  타샤 | “게임에서 코스프레는 마케팅의 차원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선 코스프레를 상업적으로 다루려는 분들이 없어요. 마침 LOL과 디아블로3 등 한국에서 게임산업이 발전하는 시기여서 게임사에서도 저희를 마케팅에 활용하려고 했고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는 연령대가 낮은, 주로 10대 모습을 한 캐릭터가 많아요. 하지만 게임엔 전투 캐릭터가 많죠. 그게 매력적이었어요. 직접 캐릭터를 조종해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차이고요.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캐릭터에 애정이 깊어지고, 캐릭터에 저를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돼요. 여러 번 플레이하다 보면 관객들 앞에서 어떤 포즈를 취해야 할지, 어떤 분위기를 내야 할지 감이 오거든요.”

  도레미 | “사실 무엇보다도, 둘 다 게임을 너무 좋아해요. 두 달에 한 번 팬들과 모임을 하는데 뒤풀이로 항상 PC방을 가요. 특히 전 오버워치를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디바’를 주로 플레이해요. 디바 플레이 시간만 110시간에 달할 정도죠. 디바 코스프레에도 정말 많은 공을 들였고요.”

- 캐릭터를 선정하는 기준이 있다면요
  김태식(대표) | “각자에게 어울리는 것을 찾아주려고 노력하죠. 타샤가 가진, 도레미가 가진 캐릭터성을 위주로요. 각자 팬들에게 알려진 캐릭터와 이미지가 있어요. 타샤는 ‘실바나스’나 ‘캐리건’ 같은 강한 여왕 이미지라면, 도레미는 ‘아리’나 ‘디바’ 같은 귀여운 소녀 이미지가 어울려요.”

  타샤 | “처음엔 도레미가 너무 부러웠어요. 저도 ‘아리’나 ‘디바’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캐릭터를 하고 싶은데, 항상 ‘캐리건’처럼 무섭고 강한 캐릭터만 했으니까요.”

  김태식 | “타샤는 처음에는 당시 인기 많던 ‘실바나스’와 ‘니달리’를 하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설득하기까지 힘들었죠. 하지만 ‘니달리’ 코스프레로 처음으로 미국에서 초청받았어요. 지금은 타샤의 대표적인 코스프레가 됐죠.”

- 해외에서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요
  김태식 | “‘watchmojo’라고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는 사람들의 순위를 매기는 세계적인 유튜브 채널이 있어요. 여기서 유명 코스프레의 순위를 매겼는데, 스파이럴캣츠 팀이 3위를 했어요. 2015년엔 제이슨 무어라는 페리스 힐튼 전 매니저한테 연락이 와서 파트너십을 맺었고요. 처음 연락 왔을 때 저희는 다 가짜인 줄 알았어요. 오죽하면 ‘네가 제이슨 무어면 난 오바마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까요. 그 이후로 외국에서 코스프레를 많이 선보이면서 인지도를 쌓았어요. 외국 기업은 국내 기업보다 코스프레에 대한 이해도가 높거든요. 그만큼 섭외도 많죠. 코스프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차이가 있어요. 작년에 일정상 미국을 찾았다가, 즉흥적으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깜짝 이벤트를 했는데 매우 성공적이었어요.”

  타샤 | “깜짝 이벤트 1시간 전에 페이스북에 이벤트 내용을 공지하는 글을 올렸는데 금세 좋아요를 6만 개 받았어요. LOL 게임사에서도 저희를 도와주러 나오고 홍보도 해주셨죠. 정말 많은 사람이 저희를 보러 와주셨어요.”

  김태식 | “사람이 몰리자 뉴욕 경찰들까지 질서 정리를 도와주고, 저희와 같이 사진을 찍을 정도였죠.”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타샤 | “저희는 성공했잖아요. 다른 팀들도 선전하는 가운데 1위를 하면 좋은데, 아직 국내에서 코스프레 시장의 기반이 약해요. 저희 팀이 기반을 만들어서 한국에서 코스프레 시장 자체가 커졌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모델로서 활동할 수 있는 나이는 한계가 있잖아요. 후임을 양성해서 저희 이후에도 스파이럴캣츠 2,3기가 새롭게 등장했으면 좋겠어요. 스파이럴캣츠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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