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명오 기자 myeong5@

  “역전되나요! 압도적인 경기력이 표출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정도 사고면 보험료로 3달 동안 누워있어도 되겠는데요!”

  신용산역 근처 ‘우리동네게임리그(우동리)’ 스튜디오에서 한승엽(남·32) 해설가와 유대현(남·37)해설가의 탄식이 터졌다. 스튜디오에선 카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대회 중계가 한창이었다. 우동리는 다양한 종목의 온라인게임 대회를 올해까지 6회째 개최 중이다. 스타크래프트1의 프로게이머 출신이자 SPOTV 해설가인 한승엽, 유대현이 우동리 대회에서 명품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아마추어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 우동리 이상기 팀장과 함께 우동리를 이끌어가고 있다.

- 우동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한승엽| “작년 이맘때죠. 프로리그가 잘되기 위해선 아마추어 리그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게임 방송에서 발언한 적이 있어요. 아마추어 리그에 관심이 있던 지금의 이상기 팀장이 먼저 연락을 줬어요. 의견에 공감한다면서요. 이야기하면서 서로 뜻이 맞아 둘이서 우동리를 만들게 됐죠. 얼마 후에 우동리 취지에 공감한 대현이 형이 합류하게 됐고요.”

- 취지는 좋지만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아요
  한승엽| “아마추어 리그의 선수들은 대회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다 보니 소통에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운영진이 지시하는 대로 시간 약속이나 규정 등을 따라줘야 하는데 안 그래요. 저희보단 대회를 준비하는 운영진들의 고충이 심하죠.”

유대현| “프로리그와 다르게 변수가 많아요. 오늘도 대회 시작 30분 전인데 한 팀이 참가를 못 한다고 알려왔어요. 이미 공지가 된 부분인데도 새벽에 문자가 오기도 하고요. 자유분방함이 가끔 예상을 뛰어넘어요.”

- 선수 출신이란 것이 해설에 도움이 되나요
  유대현| “그렇죠. 방송국에선 우스갯소리로 선수 출신 해설가를 ‘성골’이라고 불러요. 당연히 게임을 잘 보는 것도 있지만, 해설을 보는 유저들에게 더 신뢰받는 부분도 있어요. 게임 지식, 이미지 그리고 경험 3박자가 고루 갖춰졌다고 하죠. 선수 출신이다 보니 선수들의 관점에서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한승엽| “지분으로 치면 100%죠. 같은 게임이라도 선수 출신 해설가냐 아니냐에 따라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요.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 출신으로서 가지고 있는 장점이 해설에서 더 발휘되는 편이에요.”

- 해설할 때 실수하면 어떻게 대처하나요
  한승엽| “캐스터나 다른 해설가의 도움을 기다리죠. 실수를 되도록 피하려고 확정적인 결과를 장담하는 극단적인 해설은 안 하는 편이고요. 그게 맞으면 ‘무당해설’이라고 칭찬을 듣지만 틀리면 대처법이 따로 없거든요.”

  유대현| “단계가 있어요. 해설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된 해설가들은 일단 단정적으로 얘기하고, 틀리면 모르는 척 넘어가요. 그러다 준베테랑이 되면 애매한 부분을 두루뭉술하게 해설하죠. 베테랑이 되면 실수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실수를 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인정해요.”

- 둘 다 재밌는 해설로 유명한데 시너지는 어떤가요 
  한승엽| “저는 개그를 공중에 날리는 편이에요. 대현이 형은 이걸 받아주는 편이고요. 둘일 땐 좋은데, 예전에 셋이서 중계를 했을 때는 제 개그를 버리더라고요. 재미없다면서.”

유대현| “둘 다 받아줄 순 없거든요. 더 재밌는 쪽을 선택한 거죠. 제가 승엽이 개그를 다 받았으면 승엽이는 훅 갔을 수도 있어요. 워낙 이상한 개그를 많이 해서.”

- 게임 해설계에 달라진 점은 있나요
  유대현| “환경이 조금 달라졌죠. 예전엔 1인 미디어가 없었는데 지금은 방송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해설가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니 경쟁도 더 세졌고요. 선수가 아니어도 게임 해설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생겼죠.”

한승엽| “과거엔 스타크래프트로 게임 종목이 한정돼 있었잖아요. 해설가도 정해져 있었죠. 최근엔 종목이 다양해지다 보니 해설가도 다양하고, 종목마다 대표적인 해설가들도 다양해졌어요.”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승엽| “아마추어라고 하면 프로가 되기 전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우동리는 게임 자체의 본질로 돌아가 게임을 즐기자는 입장이에요. 이를 사람들에게 많이 퍼트리고 싶어요.”

유대현| “e-sports가 정착되면서 대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어요. 꼭 이기고 프로가 돼야만 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가 좋아하는 거 함께 하자는 개념이에요. 새로운 경험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죠.”

- 고대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한승엽| “일단 고대를 사랑하고요. 축구를 했을 때 고대 진학이 목표였고, 어머니가 점을 보고 오셨는데 저랑 빨간색이 어울린다고. 보여드릴 순 없지만 속옷도 빨간색을 입었어요. 작년 사이버고연전 때 보여준 여러분의 열정에 감사해요.”

유대현| “장난이 아니라 저는 원래 고대에 애착이 있어요. 농구를 너무 좋아해서 고연전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응원가도 외우고 있어요. 학생들이 우동리에 관심을 가져 많이 참여해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