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김해인 기자 in@

  쉽게 보이지 않는 진실을 오래 관찰하며 탐사하는 진실탐사보도 전문매체 ‘셜록’팀은 시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된다. 셜록의 프로젝트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선정한 각 사안을 장기적으로 심층 취재를 한다. 셜록 팀의 수장 박상규 기자의 진실 찾기에 대한 갈망은 오마이뉴스의 기자 시절부터 시작됐다. 회사가 원하는 기사가 아니라 본인이 하고 싶은 취재를 하겠다는 열망이 강했다. 결국 한 사안을 온전히 집중하고자 2014년 12월 31일, 10년을 근무한 직장에 사표를 냈다.

  취재를 안정적으로 하려면 바탕이 될 자금이 필요했다. 회사를 그만 둔 그가 선택한 것은 ‘크라우드펀디드 저널리즘(Crowdfunded journalism)’이었다. 시민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을 바탕으로 취재를 하고, 그 결과를 기사이자 이야기로서 시민들에 제공하는 방안이었다. 현재 셜록 팀은 박상규 기자를 포함한 4명의 기자로 구성돼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 관련된 전문가가 협업한다. “연재 형식으로 취재를 진행하면서 깊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있었어요. 취재비나 약간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셜록 팀의 ‘재심’ 프로젝트는 협업 네트워크가 가장 잘 형성된 프로젝트로, 영화 ‘재심’의 주인공인 박준영 변호사와 함께 하고 있다. 가장 많이 알려진 콘텐츠는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 대한 ‘그들은 왜 살인범을 풀어줬나’였다. 이 콘텐츠는 2015년 8월 9일까지 103일간 약 5000만원의 금액이 모였다. 시민들의 후원이라는 든든한 뒷배경을 안고 셜록 팀은 전직 형사의 도움을 얻어 진범으로 몰렸던 사람의 무죄를 이끌어냈다. 재심 판정이 확정된 후, 올해 5월 25일에 진범에게는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재심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 박준영 변호사는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이후 약자를 위한 무료 변론만을 맡았다. 이로 인해 수입이 줄어 파산위기를 맞았는데, 셜록 팀은 그를 위해서 2016년 11월 11일까지 93일간 또 다시 펀딩을 진행했다. 파산 위기의 박준영 변호사를 지원하고 그의 재심 변론 활동을 돕기 위해서다. 후원금은 목표액이었던 1억 원의 5배를 뛰어넘은 약 5억 7000만 원을 모였다. 현재 박준영 변호사는 후원금을 바탕으로 재심프로젝트에 계속해서 협업하고 있다.

  박상규 기자는 더 많은 독립저널리스트들이 크라우드펀디드 저널리즘을 활용해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과감한 도전을 하길 바란다.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이 이런 포맷을 통해 도서관이나 스터디 그룹에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의 문제는 대학생이 가장 잘 알고, 20대의 문제는 20대가 잘 아는 법이죠. 그들만의 예리한 시각으로 접근해 펀딩을 통한 뉴스생산에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실패하면 실패한대로, 성공하면 성공한대로 그 자체로 좋은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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