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하고 있지만 지인에게 추천하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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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준 기자
  • 승인 2017.08.01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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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
▲ 길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점들. 안암동 참살이길에도 60여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들어서 있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3월 어느 미스터피자의 전 가맹점주가 가맹 탈퇴 이후 가맹본부의 보복성 출점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착취하는 불공정 관행은 수년 전부터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 공론화된 문제였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의 대대적인 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참살이길도 ‘을’들의 거리일 뿐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은 안암동 참살이길 상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참살이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과도한 필수물품 마진과 강압적인 할인행사 등 불공정 관행을 경험한 적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맹점주들은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필수물품에 붙는 마진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가맹본부가 수익을 위해 어느 정도 마진을 챙기는 건 이해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참살이길에서 프랜차이즈 A 제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청과물의 경우 본부에서 100원짜리 제품을 200원에 파는 일이 왕왕 있다”며 “기름이나 통팥은 동일 제품이라도 본부를 거치면 시중보다 훨씬 비싸게 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은 프랜차이즈 할인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할인행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추세다. 문제는 가맹본부가 할인 행사의 부담을 가맹점에 전가한다는 점이다. 기업 이익을 위해 가맹본부가 강행하는 행사지만, 비용과 손해에 대한 책임은 가맹점이 지는 게 업계의 실상이다.

  가맹점에게는 할인 행사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도 없다. 프랜차이즈 C 피자의 가맹본부는 할인 행사 동안의 할인율을 정하기 위해 가맹점주 투표를 진행한다. 하지만 투표에 앞서 본사가 가맹점에게 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한다. 이공계 캠퍼스 근처에 위치한 C 피자 안암점의 점주 c씨는 “본부 직원이 각 가맹점에 연락을 돌리며 할인율 인상안 찬성을 종용한다”며 “본부에서 안건 동의를 부추기다 보니 몇몇 점주들의 경우 제대로 공지를 받지 않고 투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끊이지 않는 가맹점 창업 수요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의 불공정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주된 이유를 꾸준한 가맹점 창업 수요에서 찾는다. 창업을 희망하는 수요가 넘치는 탓에 불량 프랜차이즈가 시장에 잔존하게 되는 것이다.

  가맹점 창업 희망의 수요가 끊이지 않는 원인은 한국 노동시장의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이성훈(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시장 실패로 인해 노동시장이 수용할 수 없는 인력은 대개 자영업 영역으로 쫓겨난다”며 “특별한 기술이 없는 노동자들에게 프랜차이즈 가맹은 매력적인 카드”라고 설명했다. 실제 IMF사태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으로 실직자가 늘어나자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08년 10만여 개였던 가맹점은 2016년 21만개로 급증했다.

  가맹점 창업에 대한 꾸준한 수요 외에, 대다수의 가맹점주가 영세하다는 점도 불공정 관행 근절을 어렵게 만든다. 대부분의 가맹점주는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등으로 명목으로 가맹점포를 개업하는데 본인 재산의 상당 부분을 투자한다. 가맹본부의 불공정 관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에 잃을 것이 많다는 얘기다. 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김태훈 사무국장은 “상당수의 가맹점주는 본인 매장 영업에 생업을 걸고 있는 상태”라며 “가맹해지 등 가맹본부의 보복 조치에 대한 두려움은 가맹점주에게 상당한 부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익 구조 개편이 절실한 상황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랜차이즈의 수익 구조를 개편하는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신봉섭(경희사이버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상호 신뢰하는 가운데 투명한 수익배분이 이뤄져야 한다”며 “프랜차이즈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 로열티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런닝 로열티 제도는 유통 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프랜차이즈의 불투명한 수익구조의 구체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런닝 로열티란 유통 마진 없이 일정한 비율을 정해 가맹점 매출액의 일부를 가맹본부에게 지급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정착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가맹점의 인식개선이 동반돼야 한다. 박주영(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가맹점의 경우 매출액을 본부에 뺏긴다는 인식이 강해 런닝 로열티를 도입을 우려하고 있다”며 “런닝 로열티는 프랜차이즈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재고해 중장기적으로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런닝 로열티 같은 계약 관계상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과 함께, 사회적인 차원에서 불공정 관행을 제한하는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8일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을 통해 △정보공개 강화 △불공정행위 감시 강화 등 6개 과제와 23개 세부과제를 명시했다. 프랜차이즈 불공정 관행이 가맹 계약 당사자 간의 관계를 넘어 국가 경제의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가맹점주 측은 공정위의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필수물품의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태훈 사무국장은 “가맹본부는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공산품까지 구매 필수물품에 포함시킨다”며 “본사의 기술 노하우가 들어가 있는 제품만을 필수 제품으로 제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에는 프랜차이즈의 대안 모델로서 협동조합도 주목받고 있다. 협동조합은 기존의 프랜차이즈 구조와는 달리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의 차이를 두지 않는다. 실제로 ‘까레몽 과자점’이나 ‘피자연합’ 등 협동조합은 프랜차이즈에 협동조합 정신을 접목해 공동구매와 공동생산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직의 목적과 수익 배분에 있어 프랜차이즈와 협동조합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협동조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신봉섭 교수는 “두 모델을 융합하는 것도 프랜차이즈 산업의 병폐를 바로잡는 방법일 수 있다”며 “둘 간의 절충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차원의 프랜차이즈 모델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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