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함께 부르도록
'모두'가 함께 부르도록
  • 박형규 기자
  • 승인 2017.09.22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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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는 응원가와 함께하는 응원 문화는 고연전의 상징이다. 응원가는 익살스러운 내용이나 재치 있는 표현으로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어내고 단합을 도모한다. 응원가 가사는 보통 승리에 대한 기원이나 상대에 대한 자신감 등의 내용을 담는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거나 인권감수성이 결여된 내용을 포함해 논란이 되는 경우도 있다.

  2월 10일, 연세대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OT)에서 선보일 응원가 ‘Woo’가 공개됐다. 하지만 게시 직후 응원가는 ‘외모비하’, ‘여성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가사는 “고대 못생겼어”, “이대한테 차이고 숙대한테 차이고”였다. 특히 학생들은 후자에서 남성 중심적 인식이 반영됐다는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왜 여대인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만을 ‘연애’의 대상으로 선정했는지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로 이화여대에 재학 중인 남지우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응원곡 가사가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에 다니는 여학생들을 고려대 학생들의 여자친구 정도로만 취급하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남성에게 성적 기득권을 부여한 채 여대생들이 명문대생의 구애만 기다리는 존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이다.

  논란이 일고 나서, 연세대 총여학생회(회장=마태영, 총여)와 연세대 응원단은 즉각적인 대처에 나섰다. 우선 총여는 응원단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연세대 응원단은 총여의 의견을 수용해 신입생 OT와 새내기 새로배움터 행사에서 ‘Woo’ 응원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한 총여는 응원가의 가사를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이후 2월 17일 연세대 응원단에서는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고 28일 ‘응원가 Woo 가사 공모전’을 열어 문제가 됐던 가사를 대체할 새로운 가사를 공모 받았다.

  마태영 연세대 총여학생회장은 “가사에 여성 혐오적인 내용이 들어있다는 점을 확인한 후 응원단과 면담을 진행했다”며 “지금까지는 관례적으로 불렀던 가사더라도 이번에는 논란이 있었던 만큼 꼭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대 응원단은 사과문을 통해 응원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전파하는 단체로서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단합의 장을 만들고 즐거움을 주는 응원 문화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뿐 아니라 고려대에서도 응원가 논란이 일었다. 올해 초 고려대 응원가 ‘연세치킨’의 가사가 일부 채식주의자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응원가에서 치킨을 만드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가사가 문제가 된 것이다. 닭을 튀기는 장면을 보여주는 “촉촉하고 쫄깃하게, 껍질은 바삭하게” 부분이다. 새내기 새로배움터 응원제 프로그램 계획 과정에서 사범대학 학생회가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사범대학 학생회는 새내기 새로배움터에서 연세치킨 응원가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응원가에 대한 피드백은 중앙운영위원회를 통해 응원단에게 전해졌다. 이후 따로 응원단에게 이의가 제기되진 않았다.

  한편, 고려대 채식주의자-페미니스트 네트워크 뿌리:침(뿌리침)에서는 이번 연세치킨 응원가 논란으로 인해 채식주의자를 향한 혐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2월 26일 뿌리:침은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연세치킨 응원가에 대한 논란이 생긴 이유가 ‘채식주의자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곡의 가사 자체가 동물권적인 시선에서 폭력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경환 고려대 응원단장은 “응원단에 대한 공식적인 요구가 없어 이번 정기전에서는 연세치킨 응원가는 계속해서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전까지는 응원가 가사에 대한 피드백이 응원단 내부에서만 오고가 다양한 입장을 담지 못했는데, 이제는 응원가 제작·검토 과정에서 여러 의견들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글 | 박형규 기자 twinkle@

사진 | 고대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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