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성 교수는 "한국의 경우 수술 정확성이 높아 아직 복강경수술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로봇수술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하기 위한 ‘제5차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 심포지
엄’이 8월 2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개최됐다.심포지엄의 축사를 맡은 문혜성 전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은 “이대목동병원은 2009년 로봇수술을 시작으로 부인과 영역에서 로봇수술 500례를 세계 최초로 달성할 정도로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소개했다.심포지엄은 4개의 세션으로 나눠져 △외과에서 활용되는 로봇수술 △비뇨기과에서활용되는 로봇수술 △산부인과에서 활용되는 로봇수술 △센터 소개와 Intuitive사의특강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현재 외과에서는 갑상선, 상부위장관, 간담도췌장, 하부위장관, 소아외과 질환에서로봇수술을 활용하고 있다. 권형주(이화의료원 유방갑상선암센터) 교수는 “갑상선암은 발병률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며치료법이 계속 발전하며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이란 목 앞 중앙, 기도의 앞쪽에 위치한 신체부위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과 저장, 몸의 에너지 사용을 조절해 단백질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권형주 교수는 “기존 갑상선암 수술의 경우 목 부분에 보기 흉한 흉터가 생기는 문제가 있다”며 “실제로 2015년까지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역임했던 크리스티나 키르치네르(Cristina Kirchner)도 갑상선암 수술 후 흉터를 가리기 위해 매일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로봇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이 흉터의 발생 없이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형주 교수는 “기존 목에서 진행하던 수술을 로봇으로 진행할 경우 겨드랑이 등의 드러나지 않는 부위로 옮겨 수술할 수 있다”며 “로봇을 이용하면 시야가 뛰어나고 사람 손보다 정밀해 수술의 안정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미용상 효과 외에도 갑상선 조직이 깔끔히 제거돼 합병증의 위험도 적다. 한편, 세션1의 좌장을 맡은 이일철 애항외과 원장의 “갑상선에서 아주 떨어진 부분에서 수술을 진행하는데 감각저하 등의 부작용은 없는지”를 묻는 질문에 권형주 교수는 “3개월까지는 감각저하가 발생하지만 3개월 이후부터는 다 같다”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답했다.

 세션3과 세션4에서는 비뇨기과의 송완교수와 김광현 교수가 전립선암에서의 로봇수술을, 산부인과의 정경아 교수와 이사라교수가 가임력 보존과 골반장기탈출증에서의 로봇수술을 설명했다. 로봇수술의 등장 후 다른 수술법에 비해 빠른 회복력과 수혈의 필요 정도가 적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엔 로봇으로 전립선암을 치료했을 경우 합병증인 발기부전과 요실금의 증세도 줄어 다른 수술보다 강한 이점이 있다. 송완 교수는 “통계적으로 로봇수술이 수혈비율이 61% 정도 적고, 합병증 비율도 25% 적다”며 “최근에는 수술 시간도 1~2시간밖에 걸리지 않도록 감소됐다”고 말했다. 또한 발기부전 부분에서도 수술 전 발기가 되던 사람들은 60~70% 이상 회복이 이뤄짐이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산 연령이 증가하면서 산부인과를 찾는 사람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산부인과에선 가임력 보존을 위해 싱글 사이트 로봇을 이용한다. 싱글 사이트 로봇 은 적은 구멍으로 절제수술이 가능한 로봇 수술 기술을 말한다. 현재 자궁근종절제술(Myomectomy), 자궁내막증(Endometriosis), DOR(Diminished Ovarian Reserve) 등을 싱글 사이트 로봇수술로 시행해 난소 조직을 유지시키는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정경아 교수는 “난관 수술을 실행할 때엔 복강 안을 진찰하기 위해 내시경인 복강경으로 진행하는데 이는 흉터 등에서 많은 단점이 있었다”며 “싱글 사이트 로봇을 이용하면 정교하면서 쉽게 절제부분의 봉합이 가능해 수술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사라 교수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과 수술 시간이 긴 것이 문제”라며 “수술 시간은 어시스턴트와 전문성을 확실히 해 로봇기구와의 연결에 걸리는 시간을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갑상선암 외에 췌장질환에서도 로봇수술이 이용된다. 이희성(이화의료원 간센터/췌장·담도센터) 교수가 연사로 나서 간담도췌장 질환에서의 로봇수술에 대해 설명했다. 이희성 교수는 “어떤 수술법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 의사 입장에서는 수술을 통해 100%치료가 되는지가 우선시되고, 이후엔 합병증이 적은지, 그리고 비용 등은 적절한지 고려한다”며 “로봇수술을 환자에게 권유해야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과거 담낭절제술을 시행했을 때는 흉터가 크고 부풀어 올라 질환이 심각하지 않은 이상 복강절제술을 시행하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싱글 사이트 수술이다. 이희성 교수는 “싱글 사이트는 로봇을 이용해 하나의 구멍만 뚫어 수술을 진행한다”며 “하지만 로봇수술은 도킹시간과 도킹해체 시간이 있어 기존의 복강경수술보다 오래 걸리고 비용도 2배에서 3배는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합병증에 민감해 로봇수술을 많이 사용하지만, 한국의 경우 수술의 정확성이 높아 여전히 복강경 수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아직 로봇수술의 활용은 미미한 것이다. 이희성 교수는 “로봇수술은 충분히 장점이 있지만, 현재 기업의 독점으로 수술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추후 경쟁 업체들이 증가해 가격이 떨어지고 로봇수술의 장점이 부각된다면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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