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의 정론지인 고대신문이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았다. 대학신문의 효시로 1947년 창간된 이래 정론직필(正論直筆)의 자세로 달려온 우리 고대신문의 70주년은 우리 고려대학교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 대학언론사에 빛나는 금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고대신문이 창간되었던 지난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은, 모교가 1945년 해방과 더불어 보성전문에서 고려대학교라는 4년제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던 영광스러운 시기였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막 벗어나 정부가 새로 수립되어 제대로 기반을 잡기도 전에 좌우대립으로 날을 지새우던 혼란한 해방공간이었고, 민족분단을 가져온 전란의 포화가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어지러운 시절에도 우리 고대신문의 선배들은 ‘진리와 인격의 일원적 탐구연마’와 ‘역사적인 것과 비논리적인 것의 본질파악’이라는 기치를 높이 들고 고난과 환란에 굴하지 않는 굳건한 도전정신으로 대학언론의 기틀을 잡고,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의 조화’라는 대학언론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길을 일관되게 걸어왔다.

  고대신문은 권두논문 게재, 역사상 가상인물 재판, 가로쓰기, 해외 취재, 주제탐구형 신문, 인터넷 신문 등 가장 선도적인 시도로 대학의 언론을 주도해 나갔다. 특히 가로쓰기는 이제 우리나라 모든 언론들이 따라하는 현실로 우리나라 언론의 변화를 선도적으로 이끌었던 것이다. 또한 여러 차례 필화 사건을 겪어 오며, 시대의 아픔 속에서 많은 진통을 겪었지만 꺾이지 않는 직필을 하였기에 대학의 민주화는 물론 사회의 민주화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의 변화 속에서 고대신문은 과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모색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자의 입장에서 신문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에서 신문을 제작하여야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이 보고 싶고, 알고 싶은 내용을 개발하고,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을 신문에 담아내는 것이 변화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독자들의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모바일시대를 맞이하여 독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매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

  흔히들 ‘아는 것’이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것’이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여기에 덧붙여, ‘즐기는 것’이 ‘의미 있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면 고대신문이 보다 ‘의미 있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여태까지 그랬듯이 고대신문은 새로운 변화를 가장 먼저 선도적으로 수행하여 ‘의미 있는’ 신문이 되리라 믿는다.

 

글 | 최광식 고대신문동인회 회장 ·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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