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의 한국 현대사와 함께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대 구성원들의 언로를 넓히며, 진취적이고 활기찬 대학문화를 형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온 고대신문 창간 7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대신문은 ‘자유, 정의, 진리’라는 고대정신을 구현하며 대표적인 대학 정론지 위상을 구축해 왔습니다. 고대신문의 오늘이 있기까지 노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은 전·현직 학생기자 여러분과 역대 주간(主幹) 교수님들께 깊은 감사의 뜻과 함께 큰 박수로 응원을 보냅니다.

 

 대학신문은 기본적으로 학내 소식을 전하고 학문적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지만, 그 역할이 학교 울타리 안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학의 특징은 비판의식과 실험정신입니다. 그 연장선에서, 대학 신문의 진정한 가치는 학내 문제든 사회 문제든 그 명암과 당부(當否)를 논리적이면서 젊고 새로운 시각으로 통찰하고 비판하는 데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반 언론과 마찬가지로, 대학언론도 독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적극 발굴하며, 차별화되고 심도 있는 시각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대학신문도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면서 구성의 치밀함과 내용의 완결성을 더 키우기 위한 혁신이야말로 독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뜨거운 청춘의 열정과 차가운 지식인의 이성으로 무장한 고대신문이 그런 혁신을 이뤄 사회공동체 발전을 견인하는 데도 더욱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신문은 ‘공동체와 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반석’이자 민주사회의 유지‧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공공재’입니다. 시대와 기술이 변해도, 또 수많은 매체가 명멸해도 신문의 이러한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특히 SNS, 포털 등을 통해 짧고 얕고 파편화된 연성 뉴스만을 접할 경우 지성인으로서 갖춰야 할 비판적 사고와 깊이 있는 통찰은 불가능해집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편향된 뉴스소비가 만연할수록 정제되고 균형 잡힌 신문 뉴스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것입니다. 이는 대학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한국신문협회 회장이자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젊은이들의 활자 기피 현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고대신문이 언론으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대학가 젊은이들의 읽기 문화 확산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길 바랍니다.

 

 70년 역사의 무게만큼 고대신문이 앞으로 감당해야 할 사명 또한 무겁습니다. 앞으로 또 70년을 넘어 200년, 300년 등으로 연륜을 더 쌓아갈수록 독자들의 사랑을 더 크게 받는 고대신문이 되기를 기원하면서, 고대신문 창간 70주년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글 ㅣ 이병규 (한국신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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