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리’를 좇아 아프리카로 떠나다

국제 봉사 NGO ‘생명누리’ 단원 이윤범(문과대 철학10) 씨 진현준 기자l승인2017.11.06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나 챙기기 바쁜데 남 신경 쓰랴.” 학점과 스펙 경쟁에 몰두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 여유는 사치다. 하지만 바쁜 현실에도 행동으로 실천하고,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1, 2학기를 휴학하고 3월부터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빈곤퇴치 활동을 하는 국제 봉사 NGO ‘생명누리’ 단원인 이윤범(문과대 철학10)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윤범 씨가 처음 봉사활동에 눈을 뜬 건 의무경찰로 복무하던 시절이었다. 이 씨는 시간을 보람차게 쓰기 위해 외출할 때마다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때면 행복함을 느꼈다. 덕분에 서로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봉사활동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됐고, 이후 다양한 봉사를 하게 됐다. “이 활동을 통해,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제가 가진 것을 조금만 나누면 다 같이 웃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이윤범 씨가 먼 이국으로 떠나게 된 것은 작은 약속에서 시작했다. 이 씨도 처음부터 아프리카로 떠날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나 내년에 아프리카 봉사 갈 거다!”라고 말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처음엔 가벼운 말 한마디였으나 말의 힘을 빌리니 아프리카에 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더 묵직해졌다.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마음을 굳게 먹고 아프리카 행을 결심했다. “마음의 소리를 좇았어요. 학교와 봉사, 두 가지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보면 항상 봉사활동에 먼저 손이 갔어요.”

  이윤범 씨는 ‘생명누리’라는 NGO 단체 회원으로서 빈곤퇴치를 위해 말라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말라위는 1인당 GDP가 한화 기준 33만 원으로 아프리카에서도 최빈국으로 꼽히는 나라다. 이 씨는 말라위에서 한국 NGO 단체들이 펼치는 사업에 관심을 가졌고, 말라위가 가장 인력이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돼 봉사활동을 떠났다. “말라위 사람들은 절대빈곤에 허덕여도 항상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요. 하지만 다가올 미래에도 경제적 전망이 암담한 상황이에요.”

  말라위 국민의 90% 정도는 농업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말라위 국민의 한 달 평균 수입인 한화 3만 7000 원을 넘는 비료 가격 때문에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생명누리는 현지인들에게 유기농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시범농장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윤범 씨는 생명누리의 사업을 도우며 생명누리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되는 ‘The Malawi Times’를 통해 사업의 취지를 홍보하고 있다. “생명누리에선 아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는 것을 중점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윤범 씨는 생명누리에서 진행하는 사업 외에 별도로 모금도 진행하고 있다. 이 씨는 ‘같이가치’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물 펌프 수리비용을 모금하고 있다. 말라위는 8개월간의 건기 동안 농업용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만약 펌프가 고장 나면 우물에 있는 물을 쓸 수가 없어 극심한 물 부족을 겪게 된다. 이런 상황을 우려한 이윤범 씨는 혼자 모금 활동을 준비해 시행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물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물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적어서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일을 택하게 됐어요.”

  도움을 나누고자 출발했던 봉사활동이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말라위에서 퍼지고 있는 흡혈인간 미신으로 인해 지인이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다. 말라위 남부 지역에는 흡혈을 하는 뱀파이어가 존재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로 인해 폭행과 살인 사건이 잦은데, 이 씨의 지인이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이로 인해 꿈자리에 시달리는 등 고된 날들을 보내야 했다. “사건을 겪고 회의감이 참 많이 들어서 돕는다는 게 무엇인지 철학적인 질문을 많이 던졌어요. 그러다가 사업장에 가서 사람들을 보며 열심히 하겠다고 계속 다짐했어요.”

  한번은 말라리아균에 감염돼 40도의 고열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3일간 병원에 입원했던 이 씨는 입원 기간 동안 6kg이나 살이 빠지고 면역력이 약해져 한동안 고역을 치러야 했다. 이런 일들은 이윤범 씨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다. 하지만 이윤범 씨는 말라위에서 활동하며 얻은 것이 많다고 말한다.

  이윤범 씨는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용기가 없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일이 주는 보상에서 벗어나 생각의 폭을 넓혀 볼 것을 권한다. “봉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보상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그런 보상들에서 조금 벗어나 생각해본다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글│진현준 기자 perfact@

사진제공│이윤범(문과대 철학10)

진현준 기자  perfact@kunews.ac.kr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제보와투고 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2841 서울특별시 성북구 안암로 145 고려대학교 홍보관 2층 고대신문사  |  Tel : Tel. 02.3290.1681,1683  |   Mobile : 010.3363.1947
청소년보호책임자 : 기획국  |   open@kunews.ac.kr
Copyright © 2018 고대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