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전국 편의점 수는 3만 4376개로 곧 4만 개를 돌파할 예정이다. 2015년 한국편의점산업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한 개의 편의점당 1777명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보다 인구대비 편의점이 훨씬 많다. 현재 편의점은 ATM, 각종 기념일을 위한 상품 판매 등 소비자에게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한국창업경제연구소 이홍찬 차장은 “편의점은 문화 공간, 먹거리 공간 등이 합쳐진 복합 판매공간으로 변하고 있다”며 “조만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와 상품을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골목에만 편의점이 3개가 넘게 있는 등 편의점이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있다.

 작년에만 4000개의 편의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창업이 증가하는 이유로 창업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을 꼽았다. 편의점 창업비용은 2000만 원 안팎으로 다른 자영업의 창업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홍찬 차장은 “편의점은 적은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다른 창업 업종에 비해 본사의 창업비용 지원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논현역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성 모씨는 “본사에서 가맹점과 수입을 나누는 배분율이 고정돼 있지 않아 개별 계약을 통해 조정하고, 장려금도 과거에 비해 많이 지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야근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공부가 편의점의 수가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편의점은 24시간동안 열려있어 늦게까지 일이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찾게 된다”며 “편의점의 증가를 바쁜 현대인이 그만큼 많아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의 수가 늘어나며 다른 편의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곳들도 많다. 도시락 카페, 카 셰어링, 항공권 발권까지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편의점이 제공하는 기능이 다양해진 것에 대해 1인 가구의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이타창업연구소 김갑용 소장은 “최근 1인 가구의 소비가 증가하며 편의점의 취급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편의점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도시락 제품들을 마련하고, 택배 수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당일 택배는 물론이고 도시락 카페와 파우더 룸 등 상권을 고려한 서비스를 마련해놓기도 한다. 혜화에 위치한 CU 동숭아트점은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CU 동숭아트점 이용수 점장은 “자취하는 소비자들이 가까운 곳이어서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일주일에 8명 정도의 고객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CU, 세븐일레븐, GS25 등의 대형 편의점에서는 모바일 앱도 적극 활용한다. 앱을 통해 포인트를 적립할 수도 있고 제품을 보관할 수도 있다. 박선영(문과대 사회17) 씨는 “1+1 행사로 받은 제품을 가져가지 않고 앱에 보관하면 필요할 때 다른 가맹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소비자의 생활에 깊게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 적자로 폐업하는 편의점도 적지 않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가 2015년에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5년 이상 영업한 편의점은 전체의 41%밖에 되지 않았다. 이홍찬 차장은 “편의점은 이미 포화상태로 앞으로 많은 편의점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지금도 손익분기점을 못 넘기는 매장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편의점 창업이 쉬워 보이지만 입지, 담배판매권 등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다고 조언했다. 이홍찬 차장은 “편의점은 매장의 위치에 따라 매출이 크게 결정되는 업종”이라며 “담배 판매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담배판권을 취득할 수 있는 곳인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갑용 소장은 “편의점은 주변 환경에 따라 24시간 운영되기 때문에 종업원 관리, 청결 유지 등 전반적인 점포 운영의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글|공명규 기자 zero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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