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민준 기자 ithink@

아직까지 데이트 폭력은 연인 간의 사소한 갈등, 그저 그런 일 정도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우리는 데이트 폭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올바른 연인 관계를 위해 어떤 가치를 지향해야 할까.

데이트 폭력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건강한 이성 교제를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물어보고자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이석훈(가명, 사범대 교육09), 이수천(대학원·행정학과), 이영동(국민대 영문10), 성효은(국민대 수학12) 총 4명의 청년이 참여했다.

 

- 데이트 폭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효은 | “연인이 서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권위의식이 폭력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가벼운 부탁으로 시작하겠지만 점점 서로에 대한 요구사항이 늘어나면서 정서적, 물리적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로를 구속하려는 마음이 조금씩 강해지는 것이죠. 가해자 입장에서는 폭력이 아니라고 해도 당하는 입장은 다릅니다. 피해자가 심리적 또는 신체적 위협을 느낀다면 모두 폭력입니다.”

이수천 | “개인이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동의 없이 행한 행위가 상대방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언어폭력은 피해자가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법적인 차원으로 끌고 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행위자가 스스로 자각하지 않고서는 해결되기 힘든 문제입니다. 그러나 서로 의견조율만 된다면 괜찮다고 생각해요. 어떤 요구사항에 대해 서로 합의나 동의만 된다면, 그 부분에 있어서는 폭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연인에게 위협을 느낀 경험 있나

성효은 | “데이트 폭력은 주로 알게 모르게 행해져 당시엔 폭력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연인 관계에서 서로에게 여성성이나 남성성을 강요할 때가 많습니다. ‘너는 여자애가 왜’, ‘남자가 무슨’ 식의 말들입니다. 이런 성이분법적인 발언들이 제 개성을 파괴하고 심리적인 압박감을 들게 했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이석훈 | “헤어질 당시에 문자로 저에게 분노를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까지 했던 사례가 있었는데,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어요. 연인 관계였던 사이라면 이별할 때도 기본적인 매너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연인관계 변질을 예방하려 어떤 노력을 했나

성효은 | “특정 주제에 대해 이견이 있을 때 보통 갈등이 발생하고, 각자의 의견만 내세우면서 관계가 악화되죠, 저는 연인과 서로의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기로 약속하고 실천 중입니다. 다름을 인정하니 싸움이 더 큰 문제로 변질되지 않더라구요.”

이영동 | “사람은 관계에서 너무 가까워지면 멀어지려고 하는 욕구가 본능적으로 생긴다고 생각해요. 전 연인과는 너무 가까워졌다고 느꼈을 때는 잠깐의 거리를 둔 적이 있는데,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관계를 지속할지의 여부를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올바른 연애를 위한 지향점은

이석훈 | “연인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같이 살아가면서도 서로 잘 모르는 부부도 많아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이해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를 명령조의 말투로 대하면서 싸움으로 번지기 일쑤죠.”

이영동 | “배려와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인관계가 지속되다보면 가끔 귀찮거나 소홀해질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감정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또한 연인 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를 지키겠다는 책임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성효은 | “서로의 일상을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상대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거나 상대가 원하는 대로만 행동, 생활하는 것이 아닌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연인관계 발전에 더 좋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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