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은 7년 전 유치 확정 방송을 본 이후부터 쭉 제 꿈이자 목표였어요.”

  4일 평창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둔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서영준(사범대 체교14) 선수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듯했다. 4년간 몸담았던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를 떠나며 그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래 꿈꿔왔던 무대를 위해 땀방울을 흘리던 그를 국가대표팀 훈련 숙소인 인천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서영준 선수가 처음 아이스하키 스틱을 잡은 데엔 사촌 형 성우제(남·27) 씨의 영향이 컸다. 아이스하키에 푹 빠진 그는 어린 시절 사촌을 따라 캐나다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두 사촌 형제는 현재 아이스하키 실업팀 ‘대명 킬러웨일즈’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사촌 형 때문에 하키를 시작했고 유학을 가서도 늘 같이 하키를 했었죠. 사촌 형도 계속 국가대표팀 엔트리에 들었는데, 이번에 최종 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같이 뛰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서영준 선수는 이른 나이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기대주였다. 2015년 3월, 백지선 감독의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에 최연소이자 막내로 승선한 그는 엔트리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인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우상이었던 선배 선수들과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큰 영광이었다. “아이스하키를 하면서 가장 보람이 느껴진 순간이었어요. 위축도 많이 됐고 실수도 잦았지만, 제가 자신감을 얻고 가장 성장하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생활 4년을 오롯이 운동선수로만 지냈던 그였기에, 졸업을 앞두고 여러 마음이 교차하는 듯했다. 평소 훈련과 경기에 매진하다 보니 다양한 학생들과 교우관계를 쌓기는 어려웠다. “운동부 선수들은 여러 제약이 있다 보니 일반 학우들과 같은 대학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아요. 운동부 친구들 말고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했는데 그런 점들이 많이 아쉬움으로 남죠.”

  지금의 서영준 선수가 있기까지는 여러 인연의 도움이 있었다. 서영준 선수는 김희우 전 아이스하키부 감독에게 가장 먼저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희우 감독님은 숨겨진 저의 기량을 찾게 해주셨고 자신감을 많이 얻게 해주신 분이에요. 저희 학번을 스카우트하셨는데, 제자들이 졸업하는 걸 못 보고 떠나신 게 아쉬워요.”

  선수 생활을 떠나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멘토가 되신 분은 아버지다. “어릴 땐 유명한 아이스하키 선수를 롤모델로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바뀌었습니다. 늘 맡은 일에 충실하시고 한결같으신 아버지가 제가 가장 많이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죠.”

  서영준 선수에게 ‘고려대학교’는 아이스하키 선수의 꿈을 키우고,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게 해준 곳이다. 그는 출전 경기마다 응원하며 늘 힘이 돼준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비인기종목임에도 정기전과 비정기전을 포함한 모든 시합들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인정받는 아이스하키 수비수가 돼서 고대를 빛내는 체육인이 되겠습니다.”

 

글 · 사진 | 박성수 기자 holy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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