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교육 비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래’다.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부로, 염재호 총장 또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키워드다. 그 일환으로 본교는 2015년 2학기부터 온라인 원격수업 방식을 채택하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와 ‘Flipped Class’를 운영해왔다. MOOC는 1개로 시작해 2018년 1학기 현재 5개로, Flipped Class는 10개에서 시작해 이번 학기 26개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전 세계적 트렌드이기도 한 온라인 플랫폼 기반 강의 방식에 대해 본교 학생들과 교수들 사이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닮은 듯 다른 MOOC와 Flipped Class

  MOOC는 온라인을 통해서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다. 특히 국내에서 운영하는 K-MOOC는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로, 대학 간 교육역량 격차를 완화해 고등교육의 실질적인 기회 균형을 실현하고자 전 국민들에게 열려있는 강의다. 현재 본교와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30개 대학이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본교에서 운영하는 강의들은 ‘KU-MOOC’로 불리며 본교생들만을 대상으로 한다. K-MOOC 중 몇 개의 강의를 본교생들에게 학점으로 인정되도록 전환해 개설한 강의로, 대학교육개발원(원장=송광호 교수)에서 주관한다. 교수가 MOOC 개설을 지원하면 본교 ‘온라인활용교육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강의 개설이 확정된다. 학생들은 수강신청 후 블랙보드를 통해 강의를 듣고 이수 후 학점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강의는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지며 평가만 오프라인에서 진행한다. 이번 학기엔 ‘대운하를 통해서 본 중국의 정치경제사’, ‘민법’ 등 총 5개 강의가 개설됐다.

  Flipped Class는 ‘거꾸로 학습’이라는 뜻 그대로 학생들이 온라인 강의로 사전 학습을 하고 오프라인 강의실에서 학습내용에 대한 토의와 토론을 이어가는 형태다. MOOC와 같은 방식으로 교수의 지원을 받아 심의를 거쳐 개설되며 대학교육개발원이 주관하고 있다. 방식은 다소 다르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원격강의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MOOC와 맥을 같이 한다. 이번 학기엔 ‘배려의 철학’, ‘회계학 원리’ 등 총 26개의 강의가 개설됐다.

 

용이한 시간 관리, 편리한 예‧복습

  MOOC와 Flipped Class를 수강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강의의 장점으로 시간표 운용의 자율성과 반복청취가 가능한 점을 꼽았다. ‘민법’ MOOC를 수강했던 하지인(자전 행정17) 씨는 “강의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탄력적으로 시간을 정할 수 있어 좋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통학으로 학습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한국의 젊은 시인들’ MOOC를 들었던 박정현(문과대 영문17) 씨는 “시간표 짜기에 한층 수월했고 수업을 위해 집과 학교를 오갈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반복 학습이 가능해 복습 시에도 편리하다. 영어 강의로 진행된 Flipped Class ‘교수학습이론’을 수강했던 정선영(사범대 국교16) 씨는 “영어강의라서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Flipped Class로 들으니 모르는 부분을 계속 돌려볼 수 있어 공부하기가 더 쉬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쌍방향 소통 부족…교수들 “자발성 필요해”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보니 현장강의보다 교수와 학생 간의 교류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김채영(문과대 영문17) 씨는 “한 주에 한 번 모여 질의응답을 가지는데 강의를 듣고 교수님과 함께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대로 강의를 이해한 후 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니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Flipped Class의 특성상 대형 강의라 학생들이 자신의 질문을 질의응답시간에 해결하기 힘들어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교수와 학생 간 교류가 적어 친밀감 형성에 어려움도 있다. 박정현 씨는 “교수님과의 교류가 없다보니 마주쳤을 때 알아뵀지만 인사하지 못했던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집중도가 떨어지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홍지수(자전 경영16) 씨는 “MOOC강의를 들어봤는데 현장강의보다 집중도가 떨어지고 흥미와 몰입도가 저하돼 학습일정이 밀리는 경우가 많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MOOC와 Flipped Class를 진행한 교수들은 학생들의 학습태도에 대해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의 젊은 시인들’을 Flipped Class와 MOOC로 모두 개설했던 오형엽(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전통적인 학습 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원격강의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며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사전 학습을 하지 않고 강의실에서 들어와서 교수의 설명을 수동적으로 들으려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원격강의 특성 이해해 학습효과 늘려야

  세계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강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본교에서도 이와 같은 증가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교수학습이론’을 Flipped Class로 진행했던 봉미미(사범대학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의 사회적 공헌이라는 측면에서 이러한 형태의 수업이 개설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Flipped Class나 MOOC와 같은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형태의 수업은 앞으로 더욱 늘어나리라 본다”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학습의 효과를 위해서는 원격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실천이 선행돼야 한다. Flipped class인 ‘배려와 철학’과 MOOC인 ‘한국교육의 시대적 요청’을 개설했던 신창호(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강의의 취지는 학습 방법의 변화를 도모하고, 대학생으로서 자발적 학습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학생들의 고도의 자발성과 자율적 학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글│변은민 기자 sliverly@

그래픽 │이지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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