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능생활관 식당의 문이 가장 바쁠 점심시간임에도 굳게 잠겨있다. 작년 12월 말을 끝으로 폐쇄됐기 때문이다. 이공캠 학생들은 캠퍼스 내 식당이 부족하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본부는 과학도서관 1층에 새로운 식당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공캠 구성원들의 불만 이어져

  애기능생활관 2층 카페테리아, 3층 스낵식당 및 교직원 식당은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접근성으로 이공캠 구성원들이 애용해왔다. 박중현(공과대 신소재17) 씨는 “가격이 저렴해 학생식당을 자주 이용했다”며 “이공캠 건물 대부분과 가깝고 공간이 넓어 쾌적해서 좋았다”고 폐쇄 소식에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시행될 예정인 애기능생활관 리모델링 준비로 작년 12월 22일 식당 운영이 중단됐다. 본교 건축팀 직원 박자현 씨는 “애기능생활관 리모델링 공사를 위해서 2, 3층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와 식당의 공간 반납이 필수”라며 “식당은 12월, 매점 및 카페의 위탁 운영 계약은 1월 말에 해지돼 영업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향후 디자인조형학부와 건축학과가 들어설 예정이다.

  학생들은 학교 본부가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폐쇄 과정에서 구성원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학생 A 씨는 “이공캠 학생들이 저렴하고 균형 잡힌 학생식당을 누릴 기회가 적어졌다”며 “학교 측에서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 양질의 학생식당을 다시 제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공캠 내 유일한 학생식당인 산학협력관(산학관) 식당은 기존 이용자에 애기능생활관 식당의 이용자가 몰려 식사시간에 북새통을 이룬다. 산학관 식당은 재료가 금방 동나고 직원들의 체감노동량이 늘어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만큼 대기시간도 길어져 이공캠 구성원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화평(생명대 식자경12) 씨는 “애기능생활관 식당이 사라져 어쩔 수 없이 산학관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공캠 학생식당 선택지가 줄었다”고 말했다.

  산학관 연구원들은 평소보다 식사시간이 길어져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본교 B 교수는 “산학관은 주로 연구생과 연구원들이 많이 쓰는 식당”이라며 “얼른 먹고 돌아가야 하는데, 사람이 많아져 지금은 그러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애기능생활관 식당에서 사발식을 진행했던 각 단과대 학생회도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이승현 환경생태공학부 학생회장은 “작년 사발식을 애기능생활관 식당에서 진행했으나 올해는 이공캠에서 거리가 있는 인문캠 학생회관까지 가야 했다”며 “애기능생활관 폐쇄에 있어서 학생들과 소통이 부족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의 대응은?

  일각에선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 대표자들이 일찍이 대응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으나, 이는 학교 본부와의 소통 부족 때문으로 드러났다.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은 겨울방학부터 공간문제특별위원회(공특위)를 출범시키고 산하에 애기능생활관소위원회를 뒀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애기능생활관을 포함해 올해 학교 공간에 있어서 많은 변화가 있다는 점을 등록금심의위윈회를 통해 알게 됐다”며 “1월 말부터 공특위를 발족하고 그 안에 애기능생활관소위원회를 개설해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총학 측은 학교가 공간과 관련된 정보제공에 있어서 소극적이라는 입장이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 애기능생활관을 포함한 공간 이동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를 준 적이 없다”며 “공간정보를 공개적으로 청구하고 관리처장 면담까지 요청했으나 답변이 없다”고 답답함을 피력했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1~2월에 등록금심의위원회로 집행력이 부족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3월부터 공동행동을 통해 이공캠 학생식당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학생식당 입점 예정

  학교 측은 보다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이른 시일 내에 새로운 학생식당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자현 씨는 “폐쇄 결정 과정에서 포털사이트를 통해 애기능생활관 식당 영업을 종료했다고 공지했으나 매체 특성상 교내 구성원과의 소통 창구의 기능으로서 부족했다”며 “향후 이메일, 뉴스레터 등의 매체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조직을 포함한 고대 구성원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학도서관 1층에 새로운 학생식당을 조성해 산학관 식당에 사람이 몰리는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자현 씨는 “과학도서관의 1층을 리모델링하여 과학도서관 학생식당을 개점할 예정”이라며 “푸드코트의 형태로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고, 품질에 손색이 없는 참신하고 산뜻한 분위기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 김인철 기자 aupfe@

사진 ∣ 김혜윤 기자 cu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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