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리마켓에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 2층 강당 앞 화려한 봄옷이 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π-ville(촌장=정석 교수, 파이빌)에서 파이빌데이 ‘사고다발구역’이 열렸다. 파이빌 첫 돌을 맞아 열린 이번 행사에선 ‘바람농장’, ‘파이빌개론’, ‘플리마켓’, ‘첫 번째 사고’와 같은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관심을 끌었다.

  “파이빌개론 수업 듣고 선물 받아가세요!” 파이빌 2층 입구 앞 인포 데스크에서는 파이빌개론 행사를 안내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단 하루만 개강하는 3.14학점짜리 수업’이라는 컨셉의 파이빌개론에는 파이빌 입주팀인 ‘코잠’, ‘이공계여학생네트워크’, ‘We R:’이 일일강사로 나섰다. 인포 데스크에서 빨간 발자국을 따라 Chapter 1,2,3의 수업을 마친 수강생들에게는 기념 선물이 주어졌다. 코잠 대표 김현성(사범대 지교11) 씨는 “안암 주거비와 학생들의 주거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월세조사 스티커 붙이기를 통해 재밌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어요. 참여하는 학생들도 재미를 느끼면 좋겠어요.”

  파이빌 뒤 공터의 바람농장에는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꽃을 옮겨 심고 있었다. 바람농장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화분에 자신의 소망을 함께 적어 두 달 간 정성껏 키우게 된다. 예쁜 글씨로 바람을 적고 화분과 사진을 찍는 정소영(공과대 산업경영16) 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하는 게 신기하고 재밌어요. 열심히 키워서 집에 갖다놓으면 볼 때마다 뿌듯할 것 같아요.” 사전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은 아쉬움이 담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예쁜 귀걸이 구경하고 가세요!”, “시원한 커피 한 잔 어떠세요?” 1층에서 진행된 플리마켓은 자신만의 애정이 담긴 물건을 파는 이들과 구경하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물건을 진열한 가판대들 사이에서 김주영(생명대 환경생태13) 씨가 케냐, 과테말라 원두로 볶은 커피를 팔고 있었다. “커피에 관심이 많아 올해 커피 동아리를 만들게 됐어요. 동아리를 알리려고 이번 플리마켓에 참여했죠.” 반대편에는 반지와 팔찌, 귀걸이를 비롯한 액세서리와 수제엽서도 한가득 놓여 있었다.

  부쩍 따스해진 날씨로 봄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봄맞이 블라우스와 원피스를 찾아 서성거렸다.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파이빌 입주팀 ‘We R:’의 부스. We R:은 발달장애인이 그린 그림으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팔고 있었다. 어떤 옷을 살까 골똘히 고민하던 김영명(문과대 심리16) 씨는 호랑이 자수 티셔츠를 집어 들었다. “쉽게 살 수 없는 물건들도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네요. 생각보다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어서 감명 깊었어요.”

  2층 강당에서는 학생들이 의자에 가만히 걸터앉아 스스로를 향한 질문에 집중하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는 왜 이들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학생들은 북적임을 뒤로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플리마켓을 구경하러 들렀다가 호기심에 이끌려 행사에 참여했다는 최혜인(문과대 서문14) 씨는 뜻밖의 경험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돼서 좋았어요. 이런 행사가 자주 열리면 좋겠어요.” 행사를 기획한 학생운영위원 세미나팀의 송옥진(문과대 영문14) 씨는 “시간적 제약이 큰 강연 대신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프리세미나 형태의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감 시간이 임박하자 학생들은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수업이 끝난 후 동기들과 함께 파이빌을 찾은 강윤희(미디어18) 씨는 행사 마감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더 참여하려는 모습이었다. “파이빌이라는 이름에 맞춰 3월 14일에 행사를 하는 것이 참신했어요. 행사 대부분이 수업 시간과 겹치고 일찍 끝나는 점이 아쉬워요.”

  오후 4시, 행사가 마무리되고 플리마켓이 하나 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파이빌의 첫 돌을 축하하는 떡을, 다른 한 손에는 기념품을 든 학생들이 못내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글 | 박연진 기자 luminous@

사진 | 이희영 기자 hee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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