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원글로벌리더홀에 위치한 양성평등센터가 성평등센터로 명칭이 변경된다.

  본교 양성평등센터(센터장=민영 교수)가 ‘성평등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영문명도 ‘Center for Gender Equity’로, 기존의 평등을 뜻하던 equality 대신 공평이라는 의미인 equity가 쓰인다. 이는 2014년부터 학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요구사항으로 3년 여의 논의 끝에 확정됐다.

  2014년부터 총학생회와 교원들을 비롯한 학내구성원들은 ‘양성’이 아닌 ‘성’으로의 센터명 변경을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양성’이라는 단어가 성 이분법적 구분에서 벗어난 소수자를 차별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센터 측은 남녀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태어나 생물학적 성별 구분이 힘든 ‘양성자’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양한 성적지향을 가진 사람들도 고려했다는 것이 센터 측의 설명이다. 이미 연세대, 서강대를 비롯한 많은 국내대학들의 관련기구도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을 내걸고 있다.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외국에서도 남성, 여성 이외의 ‘제3의 성’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국어명 뿐만 아니라 영문명도 바뀌었다. 기존의 양성평등센터의 영문명은 ‘Center for Gender Equality’였다. 이번 개명으로 평등을 의미하는 ‘equality’에서 공평을 의미하는 ‘equity’로 바뀌었는데, 센터 측은 “제도적 평등을 실질적인 공평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우리말로 평등과 공평의 개념은 비슷한 의미로 쓰이지만 학술적으로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노정민 성평등센터 주임은 “‘평등’은 양적이고 제도적 의미고 ‘공평’이라는 개념은 보다 내부구조적이고 정당성에 입각한 결과의 평등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회의 평등만을 강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결과에의 형평성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미국 UC 버클리대처럼 다수의 외국대학들도 ‘equality’보다는 ‘equity’를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명칭 변경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김지혜(문과대 영문17) 씨는 “이제라도 좀 더 중립적으로 명칭이 바뀌어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성소수자동아리 ‘사람과사람’ 측은 “해당 결정을 매우 환영한다”며 “이분법적 사고방식이었던 양성평등이 성평등으로 변경돼 다양한 젠더도 포용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정민 주임은 “개명된 성평등센터는 그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 전 구성원을 아우르는 기관으로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차별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겠다”며 “공평을 추구하는 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명칭 변경의 의미를 강조했다.

 

글|변은민 기자 silverly@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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