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탈북민, 시설·교원 확충하는 지원 필요해
늘어나는 탈북민, 시설·교원 확충하는 지원 필요해
  • 박규리 기자
  • 승인 2018.03.19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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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교육시설 운영 현황

  2016년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위한 기숙형 방과 후 공부방에서 교사의 가혹 행위 및 식중독 사건이 발생하면서 탈북민 교육시설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탈북청소년의 약 18%가 공교육 제도 밖의 교육시설에 재학하고 있다. 탈북민 교육시설은 탈북청소년들이 대학교육과정을 이수할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하지만 현 상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열악한 탈북민 교육시설

  탈북민 교육시설은 크게 대안교육시설과 방과 후 공부방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안교육시설은 정규학교 과정을 다닐 수 없거나 중도 이탈한 탈북청소년과 북한이탈주민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대부분 전일제로 운영되며 학력 인정 여부에 따라 인가 대안학교와 미인가 대안학교로 나뉜다. 반면 방과 후 공부방은 일반학교의 통합교육과 병행되는 보충학습시설로 기숙시설 여부로 유형이 세분화된다. 통일부 제공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기준, 통일부와 교육부, 남북하나재단은 총 9개의 대안교육시설과 19개의 방과 후 공부방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탈북민 대상 대안교육시설과 방과 후 공부방은 다른 민간 대안교육시설과 달리 대다수가 수업료를 받지 않아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독립된 학교 건물이 있는 인가대안학교를 제외한 미인가 대안학교와 방과 후 공부방의 교육환경은 대부분 열악하다. 주상복합 건물의 한 층이나 컨테이너형 가건물에 세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비인가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나 한꿈학교의 경우 독립된 학교 건물 없이 각각 민간 건물의 4층과 지하 1층에 들어서있다.

  교원이 부족해 교육 여건 또한 열악하다. 지난 1월 물망초재단은 운영해오던 기숙형 방과 후 공부방을 축소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 교원의 임금 부담이 커져서다. 한벗학교 역시 43명의 학생들을 2명의 담당교사가 맡고 있다. 한벗학교 초등부 담당 교사인 이 모씨는 “선생님 수에 비해 학생들이 많아 1:1교육을 못하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기숙형 교육시설일 경우 학생들의 생활관리에도 차질을 빚는다. 한 기숙형 방과 후 공부방에선 남학생 기숙사 사감이 없어 수업을 담당하는 여교사가 관리하고 있다.

 

지원문제를 두고 갈등 불거져

  이렇게 시설과 교원 측면에서 경제적 부담이 커지다보니,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에 대한 탈북민 교육시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가 대안학교의 경우 통일부에서 국고보조금을 지급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지만 미인가 대안학교와 방과 후 공부방은 매년 남북하나재단의 공모에 선정돼야만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개인 후원금도 받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운영난 속에서 교사 1인당 학생 수, 교지 면적, 교지 내 시설기준 등 까다로운 인가 조건을 충족시키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꿈학교 김영미 교감은 “지하에 위치한 한꿈학교의 경우 인가를 받기 위해서 지상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탈북민 대안학교는 학업능력이 부족한 탈북민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원이 열악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남북하나재단은 무조건적인 지원확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북하나재단 관계자는 “지원사업의 목적은 시설유지가 아닌 아이들의 교육보장”이라며 “지원에 앞서 안전한 시설과 교육체계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통과된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대안교육시설이 폐교 공립학교 부지를 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역시 4개뿐인 인가 대안학교에만 적용된다. 미인가 대안학교인 우리들학교 윤동주 교장은 “통일부의 지원이 소수 인가학교에 집중돼 학교 유형별 지원의 경중 차이가 매우 심각하다”며 “미인가 대안학교는 상당수의 탈북 학생이 정규교육과정을 소화하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지만, 지원은 미비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통일부는 탈북학생들을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역량이 안 되는 미인가 대안학교에의 지원이 확대될 경우 일반학교에서 미인가 대안학교로 탈북학생이 빠져나가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계운 통일부 정착지원과 사무관은 “한정된 예산 안에서 사업이 진행돼 역량평가에 의한 지원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탈북민 교육, 통합교육으로 이어지나

  통일부의 방침과는 별개로 대안교육시설과 방과 후 공부방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가장 큰 근거론 중국에서 출생해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제3국 출생 탈북민의 증가를 들 수 있다. 이 중 대다수는 한국어를 전혀 못 해 일반학교 진학이 어려워 대안학교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탈북민 교육시설이 요구되면서 하나원 수료 이후의 진학지도 체계가 보완되고 있다. 하나원 내 청소년교육시설인 하나둘학교 관계자는 “하나원 수료 이후 진학지도를 위한 프로그램이 강화됐다”며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전문선생님이 오셔서 일반학교, 대안교육시설 등의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개인별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대안교육시설에 대한 탈북학생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장은숙(정경대 정외17) 씨는 “대안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한 진로교육을 많이 받았다”며 “대학 진학 이후에도 그때 받은 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대안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신난희 대구가톨릭대학교 다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탈북민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현재, 지원확대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탈북청소년 교육을 위한 여러 방안을 논의해 궁극적으론 통합교육까지도 가능케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 박규리 기자 cu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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