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교 국악연구회(회장=김현식) 66회 정기연주회 실황

  ‘사운드 오브 피-스’, ‘평화로운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로 국악연구회의 이번 정기공연 마지막 곡이자 정기공연의 이름이다. 봄의 등장을 아름다운 선율로 맞이하며 합주한 국악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늦은 저녁까지 평화의 소리가 되어 울려 퍼졌다. 16일 국악연구회(회장=김현식)에서 준비한 66회 정기연주회가 진행됐다.

국악연구회는 어떤 곳인가

  국악연구회는 올해 39주년을 맞는 본교 유일의 국악 관현악 동아리로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거문고, 아쟁, 태평소 등의 악기로 정악과 신곡, 퓨전 국악을 아울러 연주한다. 매주 파트별 레슨을 받는데 ‘싸부’라고 불리는 이화여대 국악 전공생에게 레슨을 받는다, 매 학기 3월, 9월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는데, 이를 위해 방학동안 동아리 전체 부원이 참여하는 4박 5일의 합숙 연습도 한다. “학기 중 연습도 포함하면 한 번의 정기공연을 위해 약 6개월의 기간이 연습으로 소요돼요. 가끔 소규모 연주회를 열기도 해요” 국악연구회 동아리 부원 김서현(문과대 노문17) 씨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평화의 소리, 7곡으로 엮어내다

  국악연구회 66회 정기연주회는 총 7곡으로, 정악과 신곡, 퓨전 국악 등 조화롭게 곡을 구성했다. 비록 전공자는 아니었지만, 중앙 기악예술분과 동아리의 존재감과 학생들의 열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 공연이었다. 국악과 적당히 어울리는 따뜻한 밝기의 조명 아래에 한복을 입을 동아리 부원들이 등장하면서 국악연구회의 제66회 정기연주회는 시작됐다.

  초반부는 정악 연주곡 ‘수연장지곡’과 ‘염불도드리-타령’으로 채워졌다. 수연장지곡은 국악의 정악 연주곡이자 도드리의 일부 곡으로 나라의 연례악과 정재 반주음악으로 많이 연주된 곡이다. 본교 국악연구회는 수연장지곡을 매 정기연주회의 고정 첫 곡으로 연주한다. 곡의 길이가 7장에 달하는 만큼 대금을 비롯한 관악기 연주자들이 연주 때마다 힘겨워하기도 하지만, 유창하고 화려한 가락에 장대한 느낌을 주기에 국악연구회의 정기연주회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쓰이고 있다. 수많은 연습으로 단련된 단원들의 연주는 안정적이었다. 염불도드리와 타령은 유초신지곡 여덟 곡에 해당한다. 영산회상의 하나인 유초신지곡은 평탄하고 자유로운 선율로 부드러운 악상을 가진 곡이다. 수연장지곡이 악기들의 전체적인 조화를 탄탄하게 구성하고 있다면, 염불도드리-타령은 각 악기의 연주가 더욱 두드러진다. 연주 중간에 박자가 빨라지는 부분은 듣는 이로 하여금 곡에 빠져들게 했다. 연주 사이마다 도드라지는 악기 소리는 귀 속을 맴돌았다.

  셋째 곡에 이르자 동아리 부원들의 의상도 변했다. 동아리 부원 구보민(자전 경영16) 씨는 “정악 연주 무대에서는 한복을, 신곡이나 퓨전 국악 무대는 하얀 셔츠에 검은 바지로 의상을 맞췄다”고 전했다. 침향무는 가야금 명인 황병기 선생이 신라 시대의 무용음악을 상상하며 작곡한 연주곡이다. 가야금 연주자 세 명이 나와서 무대를 꽉 채워 관중들에게 압도당하는 느낌을 줬다. 가야금의 다양하고 화려한 연주 기법을 보여준 무대는 관객들을 무대로 끌어들였다. 그리고 이어진 신곡과 퓨전 국악들은 국악에 익숙하지 않거나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국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이누야샤>의 OST인 ‘시대를 초원한 마음’은 주 관객층인 학생들에게 굉장히 익숙한 곡이었기에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소소한 감동도 줬다.

  마지막 곡 ‘사운드 오브 피스(Sound of Peace)’ 국악연구회 제66회 정기연주회의 타이틀이자 연주회의 피날레를 장식한 퓨전 국악 연주곡이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만 19명으로 이번 연주회 최대 인원이 동원된 무대였다. 태평소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지고 각 악기의 풍성한 음향이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가 없었다. 어느 한 악기 빠짐없이 어울려 웅장한 무대를 이뤘다. 긴 곡이지만 지휘자와 각 연주자의 호흡에 이끌려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했다.

 

이렇게 국악을 알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국악에 관심이 있거나 본교 국악연구회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는 않다. 그렇기에 중앙동아리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국악을 처음 접한 뒤 관심이 생기거나 국악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좋은 기회가 된다. 연주회를 관람한 윤창원(자전 통계15)씨는 “흔하지 않은 장르의 음악인 국악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국악을 좀 더 알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와 함께 감상을 전했다.

 

글│박성수 기자 holywater@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사진제공 | 국악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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