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교수치고는 흰 머리가 많죠, 허허.” 박영우(공과대) 신임교수는 자신의 흰 머리를 매만지며 새로운 생활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의 30년을 뒤로 하고 모교로 돌아온 그는 두근거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밝혔다. “교수가 돼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30년간 지내온 생활하고는 매우 달라 긴장되면서도 굉장히 설레고 즐겁습니다.”

  박영우 교수는 81학번으로 본교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연구하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실적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박 교수는 수십 년에 걸쳐 얻은 지식과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저와 같이 메모리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대학교수로 재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요. ‘메모리 분야는 고대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박영우 교수는 그 비결로 ‘기업가 마인드’와 ‘교육’을 꼽았다. “메모리 사업의 본질은 기술개발이에요. 우리나라 기업은 그것을 깨닫고 꾸준히 투자해 세계 최고가 됐죠. 훌륭한 인재를 육성한 학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기술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4차 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기술입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메모리 반도체이므로 4차 산업혁명의 절반이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라고 볼 수 있죠.” 우리나라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더욱 투자해야 지금의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4차 산업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할 거예요. 반도체 분야에 대한 연구들이 대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입니다.”

  박영우 교수는 학생들과 연구자로서의 희열을 함께 느끼고 싶다고 전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을 때의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학생들과 함께 새로운 기술을 만들며 같이 희열을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아요.” 그는 기업을 선도하는 교육을 자신만의 교육철학으로 내세웠다. “이전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기업에 적용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상황이 역전됐어요. 대학의 위상을 찾을 수 있도록 기업의 기술을 이끄는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박영우 교수는 공학도 후배들을 위한 격려의 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보통 ‘1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즉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년을 해야 한다는 소리죠. 후배들은 자기가 원하는 분야에 국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글·사진 ∣ 김인철 기자 aup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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