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각 단체의 현수막이 사라진 뒤 학생회관 전면이 비어있다.

  신입부원 리크루팅과 단체 홍보를 위해 학생회관 전면에 게시했던 각 단체의 현수막이 관리소홀로 폐기되는 일이 발생했다. 폐기된 현수막의 가격은 개당 15만원이며 피해를 본 단체는 검도부, 원불교 학생회, 미스디렉션, 백구회, 응원단 등 9곳으로 파악됐다. 제35대 동아리연합회(회장=오승진, 동연)는 동아리박람회(동박) 기간인 5일부터 14일까지 동박 현수막을 게시하기 위해 학생회관 전면에 걸려있는 각 단체의 현수막을 학생회관 5층 난간에 묶어뒀다. 9일 오전에 청소노동자들은 이 현수막들이 동박이 끝난 후 다시 내걸리는지 모른 채 제거했고, 동연은 14일에 이 사실을 파악했다.

  동연은 20일 페이스북에 게시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에서 분실된 단체들의 플랑은 청소노동자와 우당교양관 관리실 직원이 자의적으로 철거했다”고 밝혔다. 미화노동자들과 함께 현수막을 직접 철거한 총무부 직원 배종권 씨는 “올해 1월 교양관 관리직으로 왔다”며 “업무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학관에 놓여있는 현수막을 제거할 때 동연과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이어 “흡연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 등 안전 문제로 난간에 묶여있던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말했다.

  피해 단체들은 현수막 폐기에 대한 동연의 입장에 무책임하다는 반응이다. 겨울방학 중 동연에서 올린 공지에 ‘동박 기간 동안 각 단체의 전면 플랑이 철거되며 철거한 플랑은 동연에서 보관 후, 동박이 끝난 후 다시 게재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정재인 미스디렉션 회장은 “학관 청소노동자들이 현수막을 폐기한 것은 맞으나 그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연 측에서 현수막을 다른 곳에 보관했거나 제거하면 안 된다는 표시를 붙여야 했다”고 말했다. 윤민혁 검도부 주장은 “3월은 신입부원을 리크루팅 하는 시기인데 동연의 대응이 늦어 현수막을 다시 제작 하자마자 리크루팅이 끝났다”며 “보상에 대한 동연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난감하다”고 털어놨다. 동연은 피해 단체 대표자들을 대상으로 카카오톡 단체방을 마련했고, 24일에 진행된 제10차 동아리연합회 운영위원회의에 피해단체 대표자·대리인이 참관한 가운데 현수막 분실사건을 논의했다.

 

글|송채현 기자 cherish@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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