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4일 진행된 제10차 동아리연합회 운영위원회의에서 피해 단체 대표자와 대리인이 참관한 가운데 폐기된 학생회관 전면 현수막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논의 결과 재구매한 현수막 금액의 반액을 동아리연합회(회장=오승진, 동연)에서 보상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한 보상은 동연과 청소노동자 측이 사후 협상하기로 했다. (1847호 ‘사라진 학생회관 현수막들’ 참고)

 

상충된 동연 공지와 서약서

  분실된 학생회관 현수막에 대한 논의 중 동연 측은 피해 단체들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회관 플랑 게재 서약서’에 “동아리박람회 기간 동안 각 단체가 현수막을 자진 철거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시 현수막의 훼손이나 분실에 대해서 동연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어서다. 차승준 동연 부회장은 “자진 철거되지 않은 현수막이 많아 동연에서 자체적으로 현수막의 아래쪽 줄을 풀고 학생회관 5층 난간에 두었다”며 “어떻게 보면 청소노동자분들이 훔친 건데 동연에서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피해 단체들은 서약서와 달리 동연에서 올린 공지에는 “동연에서 동박 기간 동안 플랑을 철거해 보관 후, 동박이 끝난 후 다시 게재한다”고 적혀있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정재인 미스디렉션 회장은 “동아리 입장에서는 처음 받은 공지에 따라 동연이 철거, 보관 후 다시 게재 해준다고 받아들였다”며 “만약 기존 공지와 달리 서약서에 명시된 '자진 철거'라는 표현이 동아리 단위에서 철거하라는 의미였다면 직접적 언급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윤민혁 검도부 주장은 “개인적으로 동연 홍보국장에게 현수막 철거방법에 관해 물어봤었다”며 “동연 측에서 보관해준다 해서 자진철거 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당황스러움을 전했다. 이에 차승준 부회장은 동연 집행부 내에서 의견 전달이 잘되지 않아 서약서와 공지의 내용이 엇갈렸음을 인정하고, 동연의 미숙했던 사무 처리에 대해 사과했다.

 

동연의 근거 없는 의혹 제기

  제10차 동아리연합회 운영위원회의에서 동연 측은 피해 단체들에 “청소노동자들이 사라진 각 단체의 현수막을 재활용 목적으로 팔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동연 측은 “각 단체의 현수막을 5층 난간에 묶어서 보관했으므로 현수막이 쓰레기처럼 보여 폐기했다는 청소노동자들의 입장은 변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연에서 현수막의 아랫부분 줄만 풀고 윗부분 줄은 난간에 묶어 뒀는데 청소노동자들이 이 줄을 끊은 뒤 버렸기에 고의성이 있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에 청소노동자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총무부 직원 배종권 씨는 “학생회관 전면에 동박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각 단체의 현수막은 위에 올라와 있어 당연히 버려도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고의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청소노동자들이 현수막을 팔아 금전적 이익을 취했다는 동연의 입장에 대해 “그런 일은 절대 없었으며 동연 측이 어떤 경로로 그런 얘기를 들은 건지 알 수 없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던 동연 측과 배 씨는 3월 30일에 대면했다. 차승준 동연 부회장은 “배종권 씨와 대화하며 청소노동자분들이 현수막을 팔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난번 통화했던 교양관 직원 분께서 폐기된 현수막이 화성시 소재 공장에 있다고 하셔서 판매한 것으로 오해했다”고 말했다. 이 날 피해 단체가 재구매한 현수막 반액 보상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으나, 청소노동자 측이 배상하기에는 금액이 크다는 입장을 전달해 별다른 해답을 내지 못했다.

 

 

글|송채현 기자 cher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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