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희 씨는 지역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캠퍼스타운 사업이 되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작년 11월 열린 ‘캠퍼스타운 아카데미’에는 인근 주민들이 참여해 창업에 대해 배우고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민과 연대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준비돼 2개월에 걸친 1기 프로그램에는 40여 명의 주민이 참여했다. 당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안암동 주민 박현희(여·44) 씨를 만나 ‘캠퍼스타운 아카데미’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 주로 어떤 사람들이 아카데미에 참여했나

  “캠퍼스타운 아카데미는 창업팀과 마을팀으로 구성돼 진행됐어요. 당시 창업팀 20명, 마을팀 20명 정도로 구성돼 40명 정도가 아카데미에 함께했습니다. 양 팀 모두 학생보다는 주민들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창업팀 같은 경우에는 창업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가 된 상태에서 아카데미에 참여하신 분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맨땅에 헤딩한다’는 느낌으로 참여했습니다. 아무래도 창업에 대해 무지한 채로 시작하다 보니 창업에 대해 잘 아는 분들에게 끌려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이 낸 아이템이 있으면 그 아이템에 맞춰 준비하게 되더라고요.”

 

- 어떤 것을 배웠나

  “저는 거리에 있던 현수막을 보고 ‘캠퍼스타운 아카데미’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멀지 않은 장소에서 아카데미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떤 행사인지 궁금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2개월 간 6차례 진행된 아카데미에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발상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에 대해 배웠어요. 배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실습도 했습니다. 아이템을 하나 선정하면, 그 아이템을 갖고 사업 계획을 작성해 나가는 연습도 병행했습니다.”

 

-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카데미에 참여 팀 중에는 좋은 재능과 아이디어를 갖고 진지하게 임했던 팀들도 있었어요. 어떤 팀은 팀 구성원들이 모두 공예 분야에 재능이 있었는데, 자신들이 가진 재능을 활용해 안암동에 공방을 차린다는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어요. 그 팀은 팀원 구성이 잘 맞아떨어져서 좋은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도울 게 있다면, 팀에 합류해 돕고 싶은 마음이 클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팀을 포함해 대부분이 배운 내용과 실습 경험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압니다. 참여한 팀들이 아카데미를 통해 낸 결과물은 발표회에서 자신들의 사업 아이템을 발표한 게 전부였어요. 그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 개선이 필요한 점은

  “제가 캠퍼스타운 아카데미에 참여한 이유는 캠퍼스타운 측의 지원을 기대했기 때문이에요. 괜찮은 창업 아이템을 발굴한 팀들이 실제로 창업에 도전하도록 일정 수준의 지원이 주어지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나고 나서 특별히 주어진 지원은 없었어요. 결국, 참여한 팀들은 별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했습니다. 결과물이 없으니 캠퍼스타운 아카데미는 단발적인 교육에 머무른 거죠. 프로그램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나지 않게 하려면 우수한 팀에게 지원을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안암동 캠퍼스타운 사업에 거는 기대는

  “저는 캠퍼스타운에 관심이 많아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하고 있어요. 하지만 주변 주민 분들은 캠퍼스타운 사업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청년 창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보니, 중장년층이 많은 이곳 주민 분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그래서 창업카페와 같이 일반 주민이 사용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도 잘 찾아오시지 않아요. 사실 안암동은 주민과 대학이 소통하기에는 여러 장벽이 있는 공간이긴 해요. 하지만 이번 캠퍼스타운 사업은 사업 취지에 맞게 지역사회와 소통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업을 계기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소통하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진현준 기자 perfact@

사진│김혜윤 기자 cu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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