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담회에 참여한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 입주팀의 팀장들, 왼쪽부터 밸류컴포짓 임승혁 팀장, 로보트리 안상욱 대표, 스틸리언 이재희 팀장.

  2016년 9월부터 시작된 ‘고려대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 청년창업에 중점을 둔 사업인 만큼 1년 간 진행된 사업 대부분이 창업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이에 본지는 안암동 캠퍼스타운 조성사업에 대한 청년 창업가들의 생각과 Smart Start-up Studio(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현재를 점검하기 위해 좌담회를 진행했다. 좌담회에는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에 입주해 있는 로보트리 안상욱 팀장, 밸류컴포짓 임승혁 팀장, 스틸리언 이재희 팀장이 참여했다.

 

- 스튜디오에 입주하게 된 계기는

  임승혁│“지난해 초부터 스튜디오가 조성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당시엔 입주공간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실제 사업화를 위해 사무공간이 필요하게 됐고, 마침 학교 통합정보포털사이트에 공지된 창업경진대회 공지 글을 보고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재희│“고파스 게시판 내에 캠퍼스타운 창업경진대회가 열리는 걸 보고 지원하게 됐어요. 입주하게 될 사무실의 위치나 지원금 및 각종 혜택에 대해선 입상하고 나서 알게 됐습니다.”

 

- 입주한 기간 동안 어떤 성과를 냈나

  임승혁│“원래는 올해 3월에 입주가 계획되어 있었지만 약간 일정이 밀려서 4월에 스튜디오에 입주한다고 전달을 받았어요. 하지만 캠퍼스타운 지원센터에서 받은 창업활동지원비로 제품 개발과 회사 홍보용 홈페이지를 외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재희│“작년 8월에 입주해 많은 성과를 냈어요. 캠퍼스타운 측의 지원을 통해 각종 연구과제와 사업제안을 수주했습니다. 덕분에 2016년에 대비해 2017년 50%의 매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 외에도 안암동 일대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고용해 지역발전에도 이바지했습니다.”

  안상욱│“입주 기간 동안 여러 전시회에 참여해 저희의 제품을 홍보하고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았어요. 뿐만 아니라 반구대 암각화 유적에 기념품화 사업을 진행했고, 영재교육원에 제품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동남아에 출장을 나가 IR(Investor Relations) 활동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 다른 창업공간 대비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장점은

  임승혁│“창업공간들만 모여 있는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생활공간 반경 내에 위치해 있어 안암동 지역사회에 친밀하게 녹아든 느낌이 들어요. 처음엔 판교테크노밸리나 을지로 등 사무공간이 밀집돼 있는 곳과 달리, 일반 지역사회 내에 창업공간들이 들어있는 게 어색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스튜디오 위치를 보니 주변 환경과의 조합을 굉장히 신경 쓴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고려대 근처가 생활반경인 학생 창업팀에게 좋은 입지인 듯해요. 유동인구도 많고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스튜디오가 있으니 매우 편리합니다.”

  이재희│“학교와 가깝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에요.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은 우수인재를 유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려대와 가깝다 보니 학내 우수 연구인력이나 어학능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창업공간은 투자를 받아야 하거나 각종 행사에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등 강제적 이행사항이 많은 편이에요, 반면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는 강제성이 전혀 없고 사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없어 사업 초기 회사들에게 매우 편리한 공간입니다. 4호점의 경우엔 미팅을 진행할 공간도 마련돼 있고 사무공간도 넓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어요.”

 

- 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의 아쉬운 점은

  이재희│“독립된 별도의 공간이 아니라 두 팀이 같이 일하는 공간이다 보니 서로 업무에 방해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상욱│“스마트 스타트업 스튜디오에 입주한 팀들을 대상으로 캠퍼스타운 측에서 교육과 마케팅 지원을 해 주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업체마다 규모가 다른데, 그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 교육과 지원 때문에 오히려 시간낭비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큰 규모의 업체는 캠퍼스타운 측이 제공하는 교육이 필요치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금 더 세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입주기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었나

  임승혁│“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입주기간 제한은 사업계획에 있어서 불안정성을 가져다주는 요인이에요. 하지만 1년이라는 기간은 어느 정도 창업팀들의 시제품을 테스트하거나 초기 사업화하는데 충분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한정된 입주기간으로 인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아요. 저희 팀은 실제로 팀원들끼리 이번 입주기간 1년 내에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이재희│“입주기간에 제한이 있어 창업 거점으로 활용하기에 아쉬움이 있어요. 명함제작이나 사업자등록 시 입주 사무실을 기준으로 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나중에 사무실이 없어진다면 다른 사무실로 옮겨야 할 테니까요. 그렇게 하면 사업자등록지를 다시 옮겨야 하고 각종 세금신고 등을 할 때에도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상욱│“최근 캠퍼스타운 측으로부터 심사를 통해 1년 더 입주 기간을 연장해 줄 수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물론 입주기간이 연장된다는 건 좋은 소식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그동안 1년 계획만 잡고 사업을 진행해 왔어요. 이미 스튜디오에 입주해서 9개월 사업을 진행했고, 다가올 1년에 대한 그림을 그려본 적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스튜디오에서 퇴소한 후 새로 입주할 곳을 알아보러 다녔어요. 이제 와서 새롭게 계획을 수립해야 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 입주기간 만료 후의 계획은

  임승혁│“입주기간 만료 후엔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해 자체적으로 사무실 임대료를 낼 수 있을만큼 성장하는 게 목표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경우에는 광화문에 있는 창업지원공간에 입주지원을 할 생각이에요. 지원사업에 합격한 팀들은 6개월간 사무실 무상 입주가 가능하고 훌륭한 팀들과 네트워킹을 맺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안상욱│“계획이 없어요. 입주 계약을 할 때, 3년 동안 성북구 안에 소재지를 둬야 하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원래 저희는 노원에 있었는데, 계약 조건 때문에 지원받은 사무실을 포기하고 여기 남아있어요. 기존 사업자도 아니고 예비 창업자가 스타트업을 위해 1년 만에 사무실을 차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입주 연장을 하고 싶습니다. 만약 연장되지 않으면 사비를 들여 사무실에 들어가던가, 다른 창업보육센터를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 안암동 캠퍼스타운 사업에 바라는 점은

  임승혁│“지자체에서 시행하는 지원사업이 홍보성 정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창업팀들의 성공적 사업화를 지원해 주는 실질적 지원정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지원사업 수혜팀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합니다, 바로바로 반영돼 전 세계적 창업시장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지원사업이 됐으면 합니다.”

  이재희│“정부나 대학에서 보유하고 있는 우수기술을 무료로 임대해 학생들이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을 하게 도와줬으면 해요. 기술임대를 조건으로 기업의 일부 지분을 양도받고 해당 기업이 성장하도록 지원한다면 우리나라에도 유니콘(Unicon, 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이 많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타운에 우수한 스타트업이 많이 생기게 되면 기존에 학교와 학생들을 기반으로 한 지역사회의 수익구조가 바뀔 수 있어요. 스타트업을 기업에 기반을 둔 수익구조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겁니다.”

  안상욱│“지역연계발전에 조금 더 도움이 되도록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민들과 상생해야 도시재생사업으로서 진정한 의미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간담회를 통해 캠퍼스타운 지원센터와 주민들이 더 소통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글│진현준 기자 perfact@

사진│고대신문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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