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은 아빠’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가족대책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담담하게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세월호 4주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4일 오후 7시 국제관 322호에서 세월호 유가족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는 본교 세월호 4주기 실천단,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 정경대 학생회 ‘다움’(회장=윤정인)과 ‘세월호를 기억하는 고대인 모임’이 공동 주최했다. 60여 명의 학생이 참석한 가운데 2015년에 제작한 세월호 참사 관련 동영상 관람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가 시작됐다.

  간담회에는 4.16 세월호참사가족대책협의회 ‘예은 아빠’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연사로 참석했다. 영상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해경의 구조 과정, 수사 과정 등을 다룬 내용이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4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영상 속 내용과 현재가 달라진 게 없는 것은 모든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첫째는 진상규명 자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참사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은 “대한민국을 안전한 생명의 나라를 만들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무엇을 알아내고 싶은지에 대한 정확한 질문이 필요하다”며 “질문이 모였을 때 대답을 안 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질문의 답을 받을 수 있는 기관 설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권력의 간섭과 부당한 영향력 없이 독립적인 조사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회에 의해 설립됐지만 유 위원장은 “지난 특조위가 정부의 방해에 너무 쉽게 무너졌으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참사진상규명위원회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건 검찰도 특검도 아닌 특조위”라며 “검찰과 감사원은 공조 체계를 유지하며 각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프랑스 재난테러피해자단체연합(FENVAC)을 예로 들며 참사 해결 과정에 피해 당사자가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사건의 본질을 제일 잘 알고 어떤 조건에도 타협하지 않으며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피해 당사자”라며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떳떳하게 사회에서 바람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설과 질의응답을 마친 후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학생들에게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진행될 ‘영결 추도식’에 대해 소개했다. 14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4주기 의식을, 15일에는 목포 팽목항에서 추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4주기 당일인 16일에는 ‘합동 영결 추도식’을 할 예정이다. 유 집행위원장은 “죽은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는 의미의 추도식이 아닌 홀가분하게 진상규명에 매진하자는 의미의 ‘영결 추도식’”이라고 밝혔다.

  간담회 주최 일원인 김민주 서울총학 인권연대국장은 “우리가 세월호 참사에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 배우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며 “4주기도 시간 내서 함께 하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재호(정경대 정외18) 씨는 “진실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하는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중요한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글 | 김예진 기자 starlit@

사진 | 이희영 기자 hee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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