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6일 인촌기념관에서 ‘2018 지식향연’의 서막이 열렸다. 지식향연은 인문학의 중흥을 위해 신세계그룹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2014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강연이다. 올해는 ‘클림트 서거 100년 : 천재의 죽음, 제국의 종말’을 주제로 7개 대학에서 강연을 진행한다. 이날 열린 본교 강연에는 900여 명의 교내외 학생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후 5시 가수 헤이즈의 특별공연으로 시작됐다. 학생들의 열띤 호응 속에서 공연이 끝난 뒤 박길성 교육부총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길성 부총장은 “과거를 새롭게 독해하는 것은 가장 매력적인 담론”이라며 “인문학은 현실적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1부에서는 유현준 건축가가 건축과 인간 사회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우리는 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유현준 건축가는 “사회 발전을 위해선 고밀화된 도시가 필수적인데 온돌 문화가 여러 층의 건물을 짓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밀화 도시에서 상업이 발달하고 혁명이 성공할 수 있다”며 “유럽의 상인들이 도자기를 수입할 때 우리나라 대신 상업이 발달한 일본을 찾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준 건축가는 또한 건축이 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건축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예시로 오스트리아 빈의 ‘링스트라세’를 들었다. 링스트라세는 성곽을 따라 200m에서 500m에 이르는 원형 띠 형태의 완충지대를 둔 도시 설계다. 그는 “환형의 빈 공간이 전체 도시가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건축 구조가 지역 사이의 갈등을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가 어떤 공간과 도시를 만드느냐에 따라 삶이 바뀐다”며 “주인의식을 갖고 건축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부에선 송동훈 문명탐험가의 강연이 이어졌다. 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사와 클림트의 생애에 대해 설명했다. 송동훈 문명탐험가는 수백 년간 번성한 합스부르크 가문에 대해 “영원할 것 같던 제국이 몰락한 이유는 변화하는 세상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클림트는 19세기 말 ‘무너져가는 제국에 봄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로 새로운 예술가 집단인 분리파를 이끈 화가다. 그는 “클림트가 예술을 통해 시대를 바꾸려 했지만 이미 늦은 때였다”며 “이후 현실을 떠나 탐미주의에 빠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같은 해에 그려진 클림트의 <키스>와 피카소의 <아비뇽의 처녀>를 비교하며 “어떤 사회에 살았느냐에 따라 그림이 세상을 움직이는 데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강연은 가수 에디킴의 특별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강혜인(국제학부15) 씨는 “취업준비로 반복적인 일상을 살고 있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겠다고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 | 박연진 기자 luminous@

사진 | 김도희 기자 doyomi@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