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4일,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와 에브리타임에 학생예비군 버스 지원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제48대 사범대 학생회(회장=최치원)를 비판하는 글이 게시됐다. 학생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15일 오전, 사범대 학생회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학생예비군 버스 사업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근거가 합리적이지 않고 표현이 적절치 않다’는 학생들의 지적이 잇따르며 논란이 가중됐다.

 

논란 일으킨 학생회 입장문

  4월 8일,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장우성)에서 사범대 학생회에 학생예비군 버스 대절 사업 공동 진행을 제안했다. 버스 1대를 빌려 국제학부 학생 13명과 사범대 학생 30여 명이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사범대 학생회는 논의 끝에 해당 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치원 사범대 학생회장은 이와 같은 내용의 학생회 공식 입장과 개인의 비공식 입장을 사범대운영위원회(사운위) 카톡방에 공유했다.

  그 중 “학생예비군 버스 대절은 국가 폭력에 부당하게 동원되는 학내 구성원을 위한 저항 활동이 아닌, 극소수를 위한 복지 사업”이라는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최치원 회장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사범대 학생회는 국가의 폭력인 징집제도에 남학생들과 연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하지만 예비군 버스 대절은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이 아닌 복지 사업이므로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범대 내 예비군 중 소수인 30명에게만 버스 좌석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복지를 받지 못한 학생들이 갖는 아쉬움과 불만으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학생들은 예비군 버스 대절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근거가 비합리적이라며 거세게 비판했다. 황인성(문과대 사회17) 씨는 “학생회는 담론을 생산하고 연대하는 거창한 일도 해야 하지만 필요한 복지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하늘(사범대 국교15) 씨는 “일부에게만 편익을 제공하는 게 문제라 판단했다면 버스 대수를 늘리면 됐다”며 “소수이니 진행하지 않겠다는 건 사범대 학생들의 처지에서 생각하지 못한 처사였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속된 논란…사과문으로 일단 정지

  논란이 계속되자, 4월 15일 최치원 사범대 학생회장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입영 제도를 국가 폭력으로 보는 것은 개인적 견해였으나 이를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주된 근거처럼 사운위 카톡방에 공유했다”며 “부적절한 표현으로 불쾌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해당 글에서 최치원 회장은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이유는 예비군 버스 대절 사업의 선례와 이를 고려한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실제 사범대는 지난 4년간 예비군 버스 대절사업을 하지 않아 예결산안과 같은 참고 자료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학부로부터 버스 대절을 제안 받은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만에 논의를 마무리 짓기에는 시간적 한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추가 입장 발표에도 학생들의 비판은 계속됐다. 임현우(사범대 수교13) 씨는 “이번 문제의 핵심은 절차의 미흡함이 아닌 ‘사안의 우선권’을 결정하는 학생회 기준의 실상에 있다”며 “정치적인 사안과 별개로, 학생회 차원의 복지가 필요한 학생들도 있다는 것을 학생회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결국 3일이 지난 4월 18일, 사범대 학생회는 추가 입장문을 통해 향후 해당 사업이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치원 회장은 “학생들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반성하고 있다”며 “타 단위들이 학생예비군 버스 대절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과 사범대 내 수요를 조사해 내년 학생회에 확실히 인수인계 하겠다”고 말했다.

 

글|송채현 기자 cher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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