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통계청 지역별고용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력단절 여성의 수는 약 200만 명에 이른다.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사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문제는 이제 커다란 사회적 숙제로 남았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경제활동에서 여성들이 소외되는 현상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문제가 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에서는 지자체와 협력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을 돕는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를 지정하고 전국 총 155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성북구에 위치한 성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김미애 팀장을 만났다.

 

- 여성 경력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주요 이유는

  “경력단절 문제를 다룰 때 여성 고용률을 먼저 살펴보게 돼요. 여성 고용률 그래프를 보면 보통 M자 형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 M자의 중간부분, 즉 움푹 들어간 부분이 바로 경력단절 시기인 거죠. 이 경력단절 시기가 대부분 30대 후반이에요. 30대 후반의 여성들은 양육과 일자리를 병행하는 데 큰 문제를 겪게 되고, 이는 곧 임신, 출산, 육아에 의한 경력단절로 이어지기 일쑤예요. 특히 지금의 사회경제적 환경에서는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일자리 연계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여성 경력단절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어요. 이러한 여성 경력단절은 곧바로 국가적인 문제로 이어지죠. 우수여성인력 활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지금의 시기에 여성들이 경제활동에서 멀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여성 경력단절의 요인에는 임신, 출산, 육아 외에 기업문화 등도 한 몫을 하고 있어요. 채용, 승진, 임금 등에 대한 평등이 충분히 실현되지 않고 있고, 직장 내 성희롱과 같이 여성들이 마음 편히 일할 수 없는 환경도 큰 걸림돌이에요. 특히 일‧가정 양립과 관련해 모성보호를 위한 정시퇴근이 잘 이뤄져야 하는데 이마저도 미비한 실정이에요. 이처럼 여성친화적 기업문화가 아직까지 자리 잡지 못했기에 여성 경력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부분도 분명 존재해요.”

 

-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마련돼 있나

  “정부 차원에서는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가족친화지원사업’이 대표적이에요. 이 제도는 인증제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 인증을 발급받은 기업체들은 고용촉진지원금과 육아휴직대체인력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직장맘 지원센터’도 꼽을 수 있겠네요. 이 센터에서는 직장맘들끼리 서로 모여 고민을 공유하는 등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요. 또 실업자와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내일배움카드’ 사업을 통해 경력단절 예방 훈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도 해요. 추가적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진행하는 취업성공패키지도 여성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예요.”

 

-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운영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

  “새일센터에서는 구직을 희망하는 여성들에 한해 알맞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사전에 실시해요. 직업교육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에 재취업을 원하는 이들의 흥미와 적성 등을 검토해 가장 적절한 일자리를 매칭해주도록 하는 거죠. 일대일 상담을 모두에게 심층적으로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서 5일에 걸쳐 진행되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이 기획돼있어요. 1일차에는 자신의 취업동기를 알아보고 삶과 일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2일차에는 여성 고용환경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직업세계는 어떻게 변했는지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요. 3일차에 들어서면 각자 개인의 성향을 탐색하고 직업 수행 역량을 면밀히 살펴보며, 4일차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성공 요인과 재취업 준비도를 검토하는 단계까지 거치게 돼요. 마지막 5일차에는 ‘새 출발’이라는 키워드로 실제 희망 직업을 선택하고 흥미적성검사 등을 통해 실질적인 취업 준비를 하게 되죠. 이후엔 이력서 쓰는 방법이라든지, 자기소개서 작성하는 방법 등 취업 준비에 필요한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어요.”

 

- 새일센터의 직업교육훈련과 여성 인턴제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새일센터 직업교육훈련의 경우 이번에는 총 6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요. 세무회계사무원 양성과정, 방문사회케어사 양성과정, 3D융합교육 지도사 과정, 바리스타 양성과정, 치매예방트레이너 전문가 양성과정,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 지도자 과정이 2018년 직업교육훈련 일정에 포함돼 있죠. 본인이 희망하는 직종에 맞춰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받고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밟아가는 거예요. 이번에는 이 직업교육훈련 일정에 맞춰 신한금융그룹에서 운영하는 희망사회 프로젝트 재기지원 프로그램도 병행될 예정이에요. 직업교육훈련 참여자 중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교육훈련 도중에는 별다른 수익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1인 기준 최대 90만 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여성 인턴제의 경우 경력단절 여성을 인턴으로 채용했을 시 기업체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는 제도예요. 여성들의 직장 체험이나 사회 진출과 취업 활성화를 돕는 직접적인 제도라고 볼 수 있죠. 구직을 희망하는 분들의 수요를 먼저 조사하고 기업체로부터도 신청을 받아 구직자와 기업체를 일대일로 매칭해주는 형식으로 운영돼요. 이렇게 인턴으로 채용된 경력단절 여성의 경우 최초 3개월 동안 해당 기업체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고, 그동안 매월 60만 원씩 기업체에게 지원금이 지급돼요. 또한 이후 기업체에서 고용 유지를 할 경우 취업장려금이라고 해서 구직자에게 60만 원, 기업체에게 60만 원이 또 지급되는 방식이에요. 보통 기업체들이 대부분 고용 유지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제도예요.”

 

- 새일센터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몇 년 전, 취업상담사로 근무할 때 구직상담을 해드렸던 경력단절 여성 한 분이 있었어요. 그 분의 재취업을 위해 경리회계사무원 과정 수료를 돕고 알맞은 일자리를 찾아드렸죠. 그 분은 결국 취업에 성공하셔서 기업체에서 근무하고 계세요. 그런데 저번 주였어요. 기업체 간담회에 참석해서 각 기업들의 설명을 듣는데 그 분께서 나오셔서 마이크를 잡고 진행하시는 거예요. 알고 보니 그렇게 취업을 하신 후에 승진도 하시고 해서 기업체 소개를 위해 간담회 자리에 참석하신 거였어요. 너무나 반갑고 뿌듯한 마음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더라고요. 새일센터 일이 힘들지만 이런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뜻 깊었어요.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면 여성새일센터에 대한 홍보가 조금 더 활성화돼서 재취업을 위한 꿈을 가진 경력단절 여성들이 많은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서울시의 경우 모든 구마다 새일센터가 설치돼있고, 전국 155개소가 운영 중인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새일센터를 잘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새일센터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꼭 필요한 분들을 위해 조금 더 잘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경력단절 여성들의 새로운 도움닫기를 위해 새일센터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네요.”

 

글‧사진 | 박형규 기자 twink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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