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령이 점차 낮아지는 시대에 ‘평생직장’은 옛말이 됐다. 중장년층이 경제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선 퇴직 후의 삶을 끊임없이 고민해야만 한다. 시니어기술창업은 중장년층에게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다. 시니어기술창업은 만 40세 이상을 일컫는 ‘시니어’가 전문 기술을 토대로 창업하는 것을 뜻한다. 자신만의 기술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시니어들을 만나기 위해 ‘성북구시니어기술창업센터(센터장=신현덕, 성북시니어창업센터)’에 방문했다.

  성북시니어창업센터는 기계재료, 전기전자, 식품 분야 등에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추고 창업을 시도하는 시니어들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니어 창업자들은 센터에서 사업계획서 작성법 등의 창업 지식을 교육받고 사무공간을 지원받는다. 빈윤국 총괄센터매니저는 입주한 시니어 창업자들이 경험을 밑거름 삼아 공부한다면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창업자들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경험을 토대로 창업을 준비해요. 따라서 전문성 면에선 청년 창업자들보다 한 수 위죠. 창업교육을 받고 계획적으로 준비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분들이에요.”

  일반기업체에서 태양광을 연구했던 김장균 eTOM 대표이사는 비정질 탄소 금형을 제작하는 회사를 차렸다. 그는 자신이 속한 사업부가 정리되면서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 직장에서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태양광 부속품을 연구했던 경험을 되새기며 새로운 금형을 개발하기로 마음먹었어요. 이후 기술창업센터에서 개발에 몰두하며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죠.”

  성북시니어창업센터 사무실엔 칸막이를 경계로 각 시니어 창업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이제 막 시작한 창업자들이 다수이기에 1인 회사가 대부분이다. 혼자 업무에 열중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지만, 같이 입주해 있는 시니어 창업자들은 서로를 동료 삼아 의지하고 있다. 외부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정도로 사업계획서 작성에 일가견이 있는 윤길배 팔복기술 대표가 자신의 사업계획서 작성 노하우를 다른 창업자들과 공유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인 시니어들끼리 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창업센터만의 장점으로 꼽았다. “각자 사업이 다르지만, 어떤 정보가 어디서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고민하죠. 그러다 보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나갈 수 있어요.”

  여상철 ㈜하이팟 대표는 성북시니어창업센터를 거치고 다음 과정 격인 한성대 벤처창업센터(센터장=김동하)에 입주해 있다. 여상철 대표는 성북시니어창업센터에서 주목받는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의 회사는 물고기와 식물을 함께 키울 수 있는 어항인 ‘아큐플랜트’를 개발해 관련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아큐플랜트’는 식물의 뿌리가 썩는 기존 어항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으로 베트남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 수출을 앞두고 있다. 여상철 대표이사는 아큐플랜트를 개발하기까지의 과정을 회상하며 끈기의 중요성을 상기했다. “기술을 개발하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아큐플랜트 개발에 성공했죠. 예비 시니어기술창업자들에게 포기하지 않으면 항상 답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성북시니어창업센터에서 시니어 기술창업자들은 다년간 쌓아 온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련미로 새로운 성공을 그려나가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그들의 새 여정, 성북시니어창업센터에서 출발한다.

 

 

 

글∣김인철 기자 aupfe@

사진∣박형규·김인철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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