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사회에서 여가는 대체로 공동체 놀이의 형태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보편적 여가 형태로의 공동체 놀이는 쇠퇴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문화진흥원에서는 다양한 생활문화센터 구축을 돕고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함께 즐겨요, 생활문화

  지난 2016년 5월 비영리 민간재단 지역문화진흥원은 현대 사회에서 다시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자 설립됐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지역 주민이 능동적으로 문화를 누리도록 생활문화 사업을 진행해 자발적 문화 활동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생활문화란 국민이 문화 수용자에서 능동적인 문화 주체자가 돼 일상에서의 문화적 삶을 만드는 것이다. 지역문화진흥원 기획운영팀 신효진 팀장은 “생활문화는 자발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것이기에 훨씬 수준 높은 문화생활”이라며 “자발적인 문화 활동을 통해 서로가 함께하는 문화를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역문화진흥원은 2013년 문화기본법,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제정된 이후 새로운 공동체 문화생활을 창조하고 있다. 문화기본법은 문화의 가치를 높여 문화가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법이다. 지역문화진흥법은 지역문화진흥에 필요한 사항을 정해 지역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문화국가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에 맞춰 지역문화진흥원은 생활문화센터, 문화가 있는 날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효진 팀장은 “생활문화센터를 지역 시민의 생활밀착형 문화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참여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붕괴 중인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생활밀착 문화 공간, 생활문화센터

  지역문화진흥원은 생활문화를 지역 주민에게 더 가까이 전파하기 위해 생활문화센터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원사업으로는 △생활문화센터 조성 컨설팅 지원 △생활문화센터 운영자 역량 강화 및 네트워킹 지원 등이 있다.

  생활문화센터는 해당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생활문화센터는 평일 주간에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운 5~60대가 주 이용자다. 직장인과 학생 등 청년층은 평일 낮에 상대적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 이용률이 아직 높진 않다. 지역문화진흥원 기획운영팀 한송이 과장은 “청년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평일 야간이나 토요일에도 센터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주요 참여자로 활동하고 있는 센터도 생기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보정역 생활문화센터’는 <청년 생활문화 공모전>, <청춘파티> 등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유치했다. 신 팀장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생활문화 발굴 프로그램 개발로 생활문화센터 이용자의 다양성을 더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주민의 생활 흐름과 관심사에 맞닿은 운영을 위해 ‘운영자 역량강화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신 팀장은 “생활문화센터는 공연장 같은 공급형 문화서비스 시설과 다르다”며 “이용자가 거리감 없이 센터를 자발적 문화활동 공간으로 인식하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송이 과장은 사업 지원의 목적을 “센터를 통해 더 쉽게 문화를 접하고 참여를 통해 문화의 가치를 알아갈 수 있다”며 “삶의 질을 높여 최종적으로 지역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한다”라고 밝혔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생활문화센터 지원 외에도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가 있는 날은 국민에게 문화가 있는 삶을 제공하기 위해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할인 등 다양한 문화 혜택을 제공하며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서 시행해왔다. 그렇지만 중앙 정부가 추진하면서 민간의 참여가 부족한 점을 보강하기 위해 지역문화진흥원이 ‘문화가 있는 날’을 물려받아 지원하게 됐다. 지역문화센터에서 지원함과 동시에 문화가 있는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마지막 주간으로 확대됐다. 대표적인 기획으로는 청년예술가들을 지원에 전국에서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청춘마이크’가 있다. 문화가 있는 날 사업팀 황인호 주임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이 알려주는 생활문화

  지역문화진흥원에서는 2017년 권역별로 일반 주민을 ‘지역문화통신원’으로 뽑아 사람들에게 생활문화를 알리고 있다. 지역문화통신원은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 사례를 발굴해 일반 국민들에게 현장감 있는 지역문화 이야기를 전달한다. 신효진 팀장은 “생활문화 주요 정책 외에도 지역에 숨겨진 문화소식을 취재해 지역문화 콘텐츠 확산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며 “이 활동으로 국민들에게 문화적 인식과 확산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제1기 지역문화통신원으로 활동한 이원일(남‧34) 씨는 “이번 활동을 통해 생활문화를 즐기는 분들을 만나 아마추어 문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며 “학생들이 이런 문화를 접해 소비적 문화생활에서 벗어나 색다른 문화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상상별동대’라는 평창문화올림픽 자원봉사단 청년들의 문화활동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청년들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펼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지역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기대가 됩니다.” 신효진 팀장은 “생활문화는 특정계층이나 장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라며 “일상에서 나만의 표현으로 학생들만의 생활문화를 만들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역문화진흥원은 지역문화통신원뿐 아니라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5년부터 ‘문화나르미’라는 기자단도 만들었다. 황인호 주임은 “수요자의 시선에서 콘텐츠가 제작돼 더욱 친근하게 홍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문화나르미 3기로 활동했던 이아영(여‧25) 씨는 “전에는 문화생활을 떠올리면 즐기는 사람들만을 생각했었다”며 “이 활동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알게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씨는 이어 “문화 활동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문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갖게 되는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문화가 있는 날의 미래에 대해 황인호 주임은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하는 문화시설 이용객이 대폭 증가했다”며 “이는 할인이나 홍보로 인한 필연적 결과겠지만 문화활동의 문턱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황 주임은 “문체부에서 문화가 있는 날에 조기 퇴근제를 시행하는 등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국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행복한 핑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조한규 기자 honeyq@

사진|지역문화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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