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교무처가 서울총학생회(회장=김태구, 서울총학)와 협의해 수강신청제도 개편을 확정했다. △관심과목등록제도의 활성화 △강의계획서 내실화 △수강신청정정 학년 구분 폐지가 핵심이다. 개편된 수강신청 제도는 올해 2학기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관심과목인원 파악해 자동수강신청

  관심과목등록제도는 수강신청에 준하는 수준으로 바뀌어 ‘수강희망과목등록’이라는 명칭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기존의 관심과목등록제도는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왔다. 관심과목으로 등록해도 수강신청과는 직접적으로 연계되지 않았다. 수강신청 2주 전부터 진행됐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수강신청 당일 ‘선착순 클릭’에 집중한 이유다.

  교무처가 밝힌 개편안에 따르면 학생들은 신청가능 학점만큼만 수강희망과목으로 등록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수강희망과목으로 등록한 학생들의 수가 해당 강의 수강제한인원보다 적거나 같으면 자동으로 수강신청이 된다. 수강신청 당일 학생들은 자동수강신청이 되지 않은 과목에 한해서만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수강신청하면 된다. 만약 수강희망과목등록 인원이 수강제한인원을 초과했을 때는 교수들에게 해당 상황을 고지하고 이에 대한 강의실 또는 인원 변경 등의 조정 요청이 이뤄진다.

  개선된 제도를 통해 수강신청 당일 학생들 간의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 교무처의 전망이다. 교무처 오유정 연구교수는 “수강희망과목등록을 통해 일부 또는 상당수의 과목이 수강신청 처리되면, 수강신청 당일에는 잔여학점만 신청하면 되므로 학생들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강의별 수강인원 수요조사도 가능해진다. 오 교수는 “이번 제도를 통해 실수요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해나가면 차후 수업개설에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원들의 협조가 관건

  개편된 수강신청제도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교원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매학기 수강신청이 치열한 전쟁터가 되는 것은 듣고자하는 학생의 수에 비해 적은 수강제한인원 때문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수요에 따른 교원들의 수강인원 또는 강의실 조정이 필수적이다. 교무처 김세중 주임은 “이 제도는 교원들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며 “희망과목인원이 초과하면 자동으로 이메일이 발송되고 조정이 불가능하면 그 이유와 함께 학생들에게 안내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들이 작성하는 강의계획서도 내실화할 계획이다. 이전에는 강의계획서가 기재돼 있지 않거나 상세하지 않은 경우도 많아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많았다. 이번 개편안으로 학생들은 강의계획서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하고 해당 결과는 교원들에게 발송된다. 강의계획서 입력 비율을 제고해 수강신청의 신뢰성을 높이고 동시에 정정의 필요성도 감소시키겠다는 취지다. 김세중 주임은 “학과장-처장단 간담회를 통해 수강신청제도 개선의 취지를 알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강신청정정도 모두 학년 구분 없는 3일간의 전체정정으로 바뀐다. 또한 마지막 날 정오였던 수강신청정정 마감시간이 오후 5시까지로 연장된다. 김세중 주임은 ‘정정 시 학년 별 TO 때문에 자리가 있어도 수강하지 못했던 학생들과 금요일 수업을 아예 들어보지도 못하고 정정을 해야만 했던 학생들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개선 환영하는 학생사회 

  수강신청 제도 개선에 대해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수빈(문과대 사회17) 씨는 “관심과목등록은 한 번도 써본 적 없었다”며 “개편된 제도라면 수강신청 기간에 신청해야 할 과목이 줄어들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호(자전 경제17) 씨는 “무조건적으로 수강신청제도를 바꿀 것을 요구하거나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식의 개선을 통해 조금씩 바꾸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교무처와 세 차례 논의를 함께 진행한 이규상 서울총학 교육정책국장은 “개선된 수강신청 제도는 미리 학생들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함에 따라, 교수님들과 행정실의 빠른 조치 이후에 수강신청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정제도 변경안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박홍기(문과대 국문14) 씨는 “수강신청제도가 바뀌는 것은 학생들의 부담을 낮춰서 좋지만 수강신청정정은 고학년에게 선택권이 먼저 와 유리했는데, 이 유리함이 사라진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준희(경영대 경영16) 씨는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미리 수요를 파악해서 수강인원을 조정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모두 전체정정으로 바꾼다면 정정 경쟁이 오히려 심해질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글|변은민 기자 silverly@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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