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연학사 진리관 호실 내부 화장실에는 배수구가 없어 물청소가 힘들다.

  세종캠 호연학사 진리관 사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에는 배수구가 없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세종캠 호연학사 진리관은 현재 남, 여 2개 동을 합쳐 총 307개 호실을 운영하고 있다. 3인 1실의 각 호실 내부는 크게 생활공간과 현관으로 나뉜다. 생활공간에는 침대와 책상이 놓여있고 현관 쪽에 세면대, 샤워실, 화장실이 각각 분리돼 있다. 급수시설이 설치된 세면대와 샤워실과 달리, 변기가 설치된 화장실 칸에는 별도의 배수시설이 없다.

  진리관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하나같이 화장실 청소가 불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명근(과기대 전기융합18) 씨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습식화장실과는 다르게 배수구가 없어 물청소가 불가하다”며 “물청소를 할 수 없다보니 위생적으로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리관에 거주 중인 학생 대부분이 화장실 청소를 물티슈로 대신하는 상황이다. 백승재(문스대 스포츠비즈17) 씨는 “화장실을 너무나도 청소하고 싶지만 배수구가 없어 물청소를 하지 못해 대신 휴지나 물티슈로 간단하게 청소한다”며 “물을 사용하지 못하니 화장실에서 악취가 난다”고 불만을 표했다. 벽과 변기 시트는 물티슈로나마 간단하게 닦을 수 있지만 바닥의 경우는 그마저도 힘들다. 오수민(과기대 디플반도체18) 씨는 “변기가 막혀서 물이 넘친 적이 있었는데 따로 배수구가 없어 일일이 걸레로 닦느라 힘들었다”고 전했다. 최민교(과기대 전기융합18) 씨는 “남자는 소변이 변기 시트나 바닥에 떨어지기 쉬운데, 시트는 물티슈로 닦으면 되지만 바닥은 그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세면대와 욕조, 샤워 시설에만 배수 시설을 연결한 욕실을 ‘건식 욕실’이라 한다. 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식 욕실은, 화장실을 물청소하는데 익숙한 한국인들의 정서와는 괴리가 있다. 학교 당국은 2004년 준공된 진리관이 이와 같은 구조로 지어진 이유에 대해 “진리관 건축 당시의 의도를 파악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상욱 시설팀 주임은 “10년 넘게 지난 일이라 화장실 설계 의도를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현재 남아있는 당시 도면을 확인해보면 화장실에만 배수구가 없는데, 화장실엔 급수 시설이 없어 배수 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 같다고 추정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결책은 화장실 내부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지만 재정적인 한계가 있어 쉽지 않다. 한 학교 본부 관계자는 “화장실에 배수구를 설치하려면 각 층, 각 호실마다 바닥을 뜯고 배수로를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져야한다”며 “공사 규모가 커져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글|엄지현 기자 thumb@

사진|류승현 기자 r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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