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누드크로키 모델 몰래카메라(몰카)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된 가운데, 본교에서 촬영됐다고 제목이 붙은 몰카 영상과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유포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5일 오후 8시 30분경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서울총학)’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워마드’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교 서울캠 내 화장실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몰카 영상과 사진이 유포되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고 공지했다.

 

서울총학 “명백한 범죄행위, 경찰에 고발”

  서울총학은 공지문에서 “몰카 촬영 및 유포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이와 같은 범죄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경찰에 해당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임을 밝히며 “성평등센터를 비롯한 관련 기관과의 협조를 통한 면밀한 사건조사 진행 및 학내 모든 화장실 몰래카메라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총학은 캠퍼스 내 몰카 전수조사를 전담하는 본교 총무처와 협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몰카 탐지기 장비를 갖춘 본교 총무처에 교내 몰카 전수조사를 요청했다”며 “현재 서울 성북경찰서에 고발조치를 취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진과 영상이 본교에서 촬영된 것이 사실이라면 학내 범죄사실 적발이다”라며 “항시 몰카 조사 등 선제적 범죄 예방을 통해서 안전한 학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제31대 세종총학생회 ‘비상’(회장=이희훈, 세종총학)도 대응 방안을 공지했다. 세종총학 인권복지위원회는 16일 오후 11시 40분경 입장문을 통해 “교내 경비업체의 몰카 탐지기를 대여해 모든 화장실과 휴게실의 몰카 설치여부를 전수 조사했고 발견된 몰카는 한 개도 없었다”며 “추가로 화장실과 휴게실 이외의 공간의 구멍들을 조사 중이며 발견되는 즉시 구멍을 메우는 작업이 이루어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생들 “충격적”… 전수조사 범위 확대

  사건을 접한 학생들은 우려를 표했다. 이준기(미디어17) 씨는 “평소에 우리 학교 화장실이 깨끗해서 편하게 이용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불안감이 생겼다”며 “이전에 여자 화장실 몰카 사건 등으로 불안에 떨던 학생들의 불안이 공감된다”고 전했다. 몰카 방지의 구체적 대책을 바라는 학생들도 있었다. 가정원(사범대 국교16) 씨는 “교내 몰카가 이거 하나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서 화장실 가기가 겁난다”며 “몰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사건이라 생각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공지문의 댓글에는 “총학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하다”, “몰카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의견이 달렸다.

  서울총학의 요청을 받은 본교 총무처는 몰카 전수조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강만식 총무처 차장은 “1년에 1회 실시하는 몰카 전수조사를 시기는 앞당기되 비공개로 진행할 것”이라며 “이전에 여학생 이용시설만 조사한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성별 구분 없이 조사할 계획이라 관련 인력도 충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교와 더불어 몰카 사건이 불거진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워마드 게시판에 자교 남자 화장실 불법촬영 영상이 공유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13일 경찰 고발 방침을 밝혔다. 현재 담당 경찰서에서 고발장을 접수해 정식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글 | 박성수 기자 holyw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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