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조되는 웹툰 컨텐츠, 불법유포 차단해야

웹툰 생태계와 문제점 조한규 기자l승인2018.05.29l수정2018.05.2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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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플랫폼과 작가, 미디어사로 구성된 웹툰 생태계
▲ 웹드라마로 재탄생한 웹툰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
▲ 김대욱 원장은 학생들이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 웹툰 작가가 될 수 있게 돕는다.
▲ 네이버웹툰에서 제작한 저작권 침해에 관해 경각심을 주는 홍보툰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23일 불법 웹툰 유포사이트 ‘밤토끼’의 운영자를 구속했다. 밤토끼는 월평균 3500만 명이 방문하고 10만 편 이상의 웹툰이 불법으로 유통된 사이트로 웹툰 업계의 큰 골칫거리였다.

  현재 국내에서 웹툰은 시장이 확대되면서 활발히 제작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3월 공개한 ‘2017 만화 통계 카드뉴스’에 따르면 웹툰 제작은 2012년 연간 200종 이하로 제작되다 2017년엔 1759종을 제작하는 등 웹툰 사업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웹툰은 오는 6월 웹툰 <여중생A>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상영되는 등 MSMU(Multi Source Multi Use)를 통해 다양한 매체에서 재창조되기도 한다.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웹툰은 흥행의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웹툰은 온라인에 게시되는 특성상 불법유포 되거나 표절되는 등 저작권 침해가 빈발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작가 돼도 지원 필요해

  웹툰 <패션왕>의 기안84, <조선왕조실톡>의 무적핑크 등 인기 웹툰 작가들이 늘어나며 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했다. 지망자가 늘어나면서 과거와 달리 작가가 되는 길 또한 다양해졌다. 초기 웹툰시장에서 작가는 포털 사이트 등에 아마추어 작가들이 공모하는 방식으로만 선발됐지만 현재 플랫폼은 다양한 방식으로 작가를 채용한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올리기’ 단추를 만들어 누구든 웹툰을 올려 독자를 확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희윤 리더는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도전만화를 통해 주간연재를 버틸 수 있는지 역량을 살핀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의 경우 웹툰리그를 진행하긴 하지만 주로 추천을 통해 작가를 영입한다. 카카오페이지 황현수 부사장은 “신인을 따로 발굴하긴 하지만 에이전시에서 작품을 소개받는 편”이라 말했다.

  학원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통해 작가가 되는 방법도 있다. 웹툰 학원은 기초드로잉부터 스토리제작 수업까지 체계화된 커리큘럼으로 작가에 한 걸음 다가가도록 도와준다. 웹툰제작사 Ylab에서 파생된 ‘Ylab 아카데미’는 데뷔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통해 교육을 진행한다. Ylab 아카데미 김대욱 원장은 “데뷔한 작가의 준비과정을 알려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뷔한 작가들은 학원에서 배워 데뷔했다는 사실을 알리길 꺼리기도 한다. 김 원장은 “학원에서 배웠다는 걸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계약이나 원고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Ylap 아카데미에서는 최근 <어글리후드>, <요리GO>라는 작품을 제작한 작가들이 데뷔에 성공했다. <요리GO> HO9작가는 “학원에서 존경하던 작가님을 봬 많은 조언을 받았다”라며 “작가준비를 위해 학원도 괜찮은 방안”이라 말했다.

  정식 웹툰작가가 되면 홀로 연재를 이어나가거나 매니지먼트사에 들어간다. 매니지먼트사는 웹툰 저작권 문제와 같은 개인이 신경 쓰기 어려운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생겼다. 누룩미디어는 윤태호 작가가 만든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주호민, 강풀 작가를 포함해 38명의 작가가 소속돼있다. 누룩미디어 이지은 총괄 PD는 “연예인 소속사처럼 계약금을 주거나 트레이닝 형태로 계약하진 않는다”라며 “매니지먼트는 단지 작품에 온전히 집중하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PD는 “웹툰이 만화 선진국 일본처럼 더 체계적인 사업화가 가능했으면 한다”며 “매니지먼트사 외의 관계 업체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속되는 웹툰의 활용

  컨텐츠 시장에서 만화는 다양한 장르에서 사용되는 중이다. 영화 <어벤져스>도 마블코믹스의 만화를 기본으로 제작됐다. 네이버웹툰 이희윤 리더는 “마블은 수십 년간 정교하게 다져진 캐릭터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점을 잘 활용했다”고 마블코믹스의 성공을 설명했다. 웹툰은 종이 만화와 다르게 주간연재의 ‘시의성’이 있다. 네이버웹툰은 이를 강조한다. 이 리더는 “<대학일기> 등의 작품에서 보듯 웹툰은 회사나 학교에서 나눈 가벼운 이야기를 많이 다룬다”며 “일상적 이야기로 시의성을 강화해 독자의 관심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시의성을 기초로 연재중인 170여 종의 작품의 이야기를 이용해 MSMU 방법을 취한다고 전했다.

  2000년대 이후 등장한 웹드라마는 최근 웹툰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웹툰을 각색한 웹드라마는 짧은 분량의 드라마를 서비스하기 시작하며 만들어졌다. 웹툰 <오늘도 형제는 평화롭다>를 웹드라마로 제작한 와이낫미디어 김현기 이사는 “웹드라마는 빠르게 지나가는 웹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속도감 있는 전개를 위해 스토리 변주 등의 장치를 추가한다”고 말했다.

  웹툰의 재창조 과정에서의 스토리 변주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원작 팬은 주로 부정적 시각이 큰 편이고 여타 소비자들은 긍정하거나 중립적 의견을 보였다. 서재희(여‧21) 씨는 “영화화를 통해 원작이 추구하는 방향과 전혀 다른 경우를 많이 봤다”며 “스토리 변화로 설득력이 높아지지도 않아 각색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이은석(남‧00) 씨는 “재미나 이해를 돕기 위해 재창조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스토리 변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민진(여‧21) 씨는 “원작을 안 봤을 때는 괜찮은 작품도 있다”며 “웹툰 팬과 일반인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김현기 이사는 “원작 그대로 만들어달라는 네이버웹툰의 요구를 거절했다”며 “원작을 모르는 시청자에게도 색다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석환(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학과) 교수는 “MSMU는 시장을 확대하고 소비층을 늘려 수익을 극대화해준다”며 “웹툰 시장의 기대치 또한 함께 키워준다”며 웹툰의 다각적 활용을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웹툰 생태계와 불법유포

  웹툰은 2003년 다음의 ‘만화 속 세상’의 오픈 후 2005년 네이버웹툰이 웹툰 사업을 본격화하며 포털사이트의 콘텐츠 비즈니스의 주 영역이 됐다. 2013년 이후에는 독립형 웹툰 전문 사이트로 레진코믹스, 탑툰 등이 출현하기도 했다. 플랫폼의 세분화는 웹툰 콘텐츠의 다양화로 이어졌다. 박석환 교수는 “웹툰 생태계는 대규모 사용자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다”며 “포털에 머무는 많은 사용자가 웹툰 시장을 확대시켜 웹툰 컨텐츠가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포털을 기반으로 성장한 웹툰 생태계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불법유포다. 불법유포는 ‘웹툰 미리보기’와 같은 웹상의 유료결제가 시작되자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행 불법 웹툰 사이트 차단 과정은 △웹툰 업계 모니터링 및 저작권보호원 신고 △저작권보호원 사실관계 확인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공문 발송 △심의 후 접속차단 명령 순서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최소 2달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플랫폼은 피해를 막을 방법이 따로 없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보도자료를 통해 불법 웹툰 이용자에 대한 저작권 준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계획이라 밝혔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밤토끼’ 사이트 메인 화면에 홍보 웹툰을 게시하기도 했다. 박석환 교수는 “콘텐츠 불법 유포는 명백한 절도행위다”라며 “정부가 밤토끼 운영자를 구속한 것은 응당한 조치”라 말했다. 하지만 웹툰의 불법유포를 막기 위해서는 경찰만으로는 부족하다. 웹툰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한 실정이다. 저작권법 개정 시도는 지난해부터 지체되고 있다. 웹툰 <미생>을 제작한 윤태호 작가는 “웹툰 플랫폼의 가장 큰 걱정은 불법유포”라며 “적발이나 단속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조한규 기자 honeyq@

일러스트|주재민 전문기자

사진제공|네이버웹툰

조한규 기자  honeyq@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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