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살롱] 빌보드 정상의 의미

고대신문l승인2018.06.06l수정2018.06.0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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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대중문화를 주도했던 것이 음악이기에 197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대중음악의 인기 동향과 차트 이미지는 미국의 순위차트 빌보드와 직결되었다. 2000년대 들어서까지도 국내 음악계의 숙원이 “우리도 빌보드 차트 한번 만들어보자!”였다. 공정함과 신뢰야말로 빌보드의 상징성이었다. 이는 우리의 당대 TV와 라디오 가요프로 인기차트는 믿을 수가 없음을 가리켰다. 결국 나중 유사한 형식으로 다시 살아났지만 ‘가요 톱10’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뢰는 오히려 공식 매체에서 정한 순위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불법음반을 파는 이른바 리어카상(商)이 얻었다. 그것이 길거리의 공정한 빌보드, 이른바 ‘길보드’였다. 우리가 얼마나 빌보드에 인이 박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음악계의 바람은 빌보드 차트를 만드는 것이었겠지만 우리 음악가의 소원은 빌보드 차트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미국과 같은 큰 시장에 진입하기는 요원했다.

  국내에서 아무리 유명한 가수라도 빌보드 차트에 오르는 것은 꿈도 꾸지를 못했다. 빌보드는 남의 나라 얘기였다. 서태지의 열풍이 강타했을 때 서태지 노래가 빌보드 차트 순위에 올랐다는 헛소문이 돈 적이 있다. 빌보드 진출이 꿈이자 최고 지점임을 반증하는 사례였다. 하지만 2010년대의 K팝은 모든 것을 바꿨다. 더 이상 빌보드가 꿈이 아니었다. 원더걸스를 시작으로 ‘강남스타일’의 싸이에 와서 고고했던 진입장벽이 무너졌다.

  ‘강남스타일’은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치솟아 무려 7주 연속 그 자리를 지켰다. 초대형 글로벌 대박이었다. 그때 유투브 조회 수를 순위 산정에 쳤더라면 아마도 수 주간 정상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후 싱글차트(핫100)과 앨범차트(빌보드200)에 지드래곤, 투애니원 등등 우리 가수들이 명함을 내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결코 상위권은 아니었다.

  갈수록 앨범보다는 단일 곡 이른바 싱글이 중요해져서 상대적으로 팬들의 관심이 덜하지만 앨범차트는 앨범을 통한 아티스트의 음악성이 평가되는 장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존재감은 크다. 난공불락으로 보인 앨범차트의 성곽을 부순 인물이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지난해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가 이 차트에 당당 7위로 데뷔하는데 성공했다. 이때 다음 앨범은 어쩌면 1위로 등극할 수도 있겠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마침내 이게 실현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막상 1위에 오른 걸 보니 감개무량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아니 세계에서 최고”임을 가리키는 것이다. 게다가 바로 이어 비티에스(BTS)는 그에 못지않은 또 하나 위업을 달성했다. 싸이가 정복한 ‘핫100’ 즉 싱글차트에 ‘Fake love’가 당당 10위에 오른 것이다.

  그들은 이미 작년에 ‘DNA’로 싱글 67위 그리고 조금 뒤 세계적인 디제이 스티브 아오키와 함께 한 곡 ‘마이크 드롭’으로 최고 28위를 찍은 바 있다. 팀의 리더 알엠(RM)은 컴백 기자회견에서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위를 해보자는 각오를 다졌다면서 아울러 ‘핫100’ 즉 싱글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모든 게 이뤄진 셈이다.

  사실 싱글과 앨범 차트의 성적이 동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곡이 있어야 센세이션이 실감나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기간의 문제만 남았다. 몇 주 동안 앨범과 싱글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만약 이마저 이뤄지면 그건 ‘미국시장 접수’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켜봐야 하겠지만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다. 방탄소년단이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빌보드 점령으로 세계정복의 기세를 품었다. 빌보드 앨범차트 1위, 싱글차트 10위는 우리 대중가요 100년 역사의 신기원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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