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위부터 캠공위까지…서울총학의 1학기는?

공간문제 논의, 기숙사 신축 과제 남아 김예진 기자l승인2018.06.07l수정2018.06.07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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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능성을 넘어 결과를 만들겠습니다.” 작년 12월 8일 전체 투표인원 7352명 중 5458명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된 제50대 서울총학생회 ‘ABLE’(회장=김태구, ABLE)의 임기가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큰 포부를 내세우며 출범한 ABLE의 한 학기는 어땠을까. 등록금, 공간문제와 관련한 ABLE의 대(對)학교 본부 협상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응원곡 변경, 대동제 공연팀 선정과정에서의 잡음과 같은 논란도 있었다. 지지부진한 기숙사 신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학교본부와의 소통 좋은 평가 받아

  가장 뚜렷한 성과는 올해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를 이끌어낸 것이다. ABLE은 겨울방학 동안 진행된 등심위에서 △법정 부담금 납입 비율 증대 △입학금 폐지, 등록금 인하 △학생 측 요구안에 예산 우선 배정 △외국인 등록금 인상 반대 △실험실습비 사용내역 투명공개를 5대 과제로 내세웠다. 총 다섯 차례에 걸친 등심위의 결과로 법인출연기본금 60억 원을 추가 확보했으며, 5년간 입학금을 매년 16%씩 인하할 것이라는 학교본부의 답변을 받았다. 실험실습비 가이드라인 개편과 사용내역 공개, 학생 복지와 관련해 학생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에 대한 약속도 받아냈다. 김가빈(공과대 전기전자전파11) 씨는 “입학금 인하가 정기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큰 성과인 것 같다”며 등심위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외국인 등록금이 5% 인상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서울총학 측은 등심위에 외국인 대표위원을 포함시키는 등 ‘학생사회 내에서 외국인 학생들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우성 국제학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외국인 등록금 인상에 대해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며 “외국인 학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시기구가 부재한 탓”이라고 말했다.

  학교본부와의 소통과 협상력도 돋보였다. SK미래관 용도변경, 이공캠 학생식당 폐쇄 등 공간문제가 수차례 대두된 가운데, ABLE은 학교 본부와 학생들 사이에 벌어진 틈을 좁히기 위해 다양한 대응 방식을 펼쳤다. 특히 일방적인 이공캠 과학도서관 열람실 공사 발표로 학생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ABLE은 관련 단위 대표자들과 함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학교본부는 공사 계획을 취소했으며, 4월 말부터 관리처를 중심으로 학생 대표들과 면담을 가졌다. 그 결과 학내 공간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캠퍼스공간위원회(캠공위)가 설립됐다. 김선호 공과대 학생회장은 “ABLE에서 ‘일방적인 요구’가 아닌 ‘논의를 통해 조율 가능한 요구’로 대응한 덕에 캠공위와 같은 회의체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캠공위에서는 SK미래관, 홍보관 철거, 이공캠 공간문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전준희(이과대 수학13) 씨는 “서울총학이 학교와 논의 단계로 나아간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공캠의 공간문제에 심혈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학내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한 점에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ABLE은 2월 핵심교양 정원 없이 진행된 수강신청 피해사례를 수합해 기초교육원과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당시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관련 사실을 학생들에게 공지하고, 댓글을 통해 피해사례를 수집해 대응책을 마련했다.

  5월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본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장실 몰래카메라 게시물을 파악하고 신속히 학생들에게 공지한 뒤,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공지문의 용어를 두고 일부 논란도 있었으나, 서울총학의 대응 속도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수연 미디어학부 학생회장은 “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입장문 표명과 수사 요청 신고가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의 진행 상황과 정보를 꾸준히 공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잘한 논란들, 교육권운동은 아쉬워

  ABLE은 크고 작은 논란으로 삐걱거리기도 했다. 응원 오리엔테이션 직전 홍지수 서울부총학생회장이 카카오톡 ‘전체학생대표자공지방’에 올린 응원곡 변경사항 입장문이 공개돼 한 차례 논란이 됐다. 공개된 해당 입장문에는 “‘연세치킨’을 틀지 않는 것을 포함한 응원곡 변경사항을 앞으로의 행사에 반영할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고,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이후 중앙운영위원회 측에서 발표한 사과문에는 “‘연세치킨’이 영구삭제가 아닌 잠정보류이며, ‘앞으로의 행사에 반영할 것’이라는 문장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학래(정경대 정외15) 씨는 “개인적 입장문이라고 하나 부총학생회장인 만큼 총학의 책임도 있다”며 “신중한 논의 절차를 거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5월 축제 기간에는 서울총학 산하 기구인 석탑대동제준비위원회(위원장=홍지수, 석준위)의 공연팀 심사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해당 논란으로 홍지수 서울부총학생회장은 “심사가 미숙하게 진행된 것은 명백한 석준위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대동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심사를 거쳐 무대에 올랐던 홍석원(경영대 경영17) 씨는 “불공정한 심사가 밝혀진 후 무대에 오른 팀들의 마음이 불편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공약 중 하나였던 자치법제위원회는 공청회를 여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됐으나 설립을 총괄하던 담당자가 사퇴하며 무산됐다. 자치법제위원회는 회칙을 해석할 중앙운영위원회 산하 특별기구로 발족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치법제위원회 준비특별위원회(준비특위)가 준비 과정을 밟던 중 준비특위원장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일어 최종적으로 설립이 철회됐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시작부터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을 보장할 수 없었다”며 “새로운 자치법제 전담기구는 시간을 두고 논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월별 교육권리찾기운동(교육권운동)은 3월부터 현재까지 3개의 의제를 다뤘지만, 구체적인 결실은 맺지 못했다. 3월 교육권운동 의제인 ‘드롭제도’는 학생 4243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 측에 전달했으나 현재 도입은 보류된 상태다. 이규상 서울총학 교육정책국장은 “수강신청제도에 생기는 변화 때문에 교무팀의 행정력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필요성이 절실해질 때 재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월 의제인 ‘학점이월제도’는 애초부터 해당 의제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학점이월제도는 최대 수강가능 학점보다 부족한 학점을 수강했을 경우 잔여 학점을 다음 학기로 이월하도록 하는 제도지만, 일부 학생들은 해당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유성현(경영대 경영18) 씨는 “교육권운동이 뭔지도 몰랐을 정도로 진행됐다는 점이 아쉽다”며 “적극적인 홍보와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학래 씨는 “교육권운동 시도 자체는 좋은 평가로 하고 싶지만, 의제로 선정한 학점이월제도의 효용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ABLE, 앞으로 만들어갈 결과는?

  앞으로 ABLE의 임기가 6개월이나 남은 만큼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할 사업들이 있다. 특히 학내 공간문제의 경우 현재 협상 테이블로 마련된 캠공위에서 다룰 사항들이 넘쳐난다. 철거가 예정된 홍보관 내 자치단체의 대체 공간, 이공캠 애기능생활관 리모델링 및 신축건물 계획안 등 공간문제에 대한 중요한 논의들이 이 자리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공간문제 논의의 마침표를 예쁘게 찍고 싶다”며 “언젠간 논의해야 할 문제라면 학교가 소통을 결심한 지금 해결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예정된 본교 총장선거는 서울총학이 가장 중점적으로 대비하는 과제다. 이미 작년 총학선거 과정에서부터 ABLE은 ‘총장 직선제 요구’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현재 총장선거에 대비할 TF팀을 꾸리고 ‘이만총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학기에 이만총총 프로젝트는 총장선거와 직선제에 대한 공론화에 집중했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여름방학과 2학기에는 후보자 공청회와 기자회견, 단체행동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류하윤(문과대 사회14) 씨는 “총장선거에서 학생들의 권리를 찾는 총학생회의 활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평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 직선제 도입에 대한 학교본부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다.

  기숙사 신축도 2학기의 과제로 남았다. 지난 4월 12일에는 중앙광장에서 성북구청까지 행진하며 기숙사 신축을 요구하는 ‘뉠 곳 행진’이 진행됐다. 기숙사 신축안은 현재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심의위원회에 상정돼 있지만 올해 내에 처리될지는 미지수다. 김태구 서울총학생회장은 “기숙사 신축과 관련해 여론이 형성된 상태”라며 “지방선거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강력하게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서울총학의 더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황유진(문과대 영문17) 씨는 “총학에서 기숙사 신축을 위해 신경 쓰지만, 학교 측 협조가 부족한 것 같다”며 “더 직접적으로 기숙사 신축을 요구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 김예진 기자 starlit@

그래픽 | 이선실 디자이너

김예진 기자  starlit@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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