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인진 잘 모르겠다. 이 말을 가장 처음 했던 날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그때 그러지 말걸. 그러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이것보단 조금 더 나을 텐데 말이야.” 우리가 살면서 무심코, 그리고 꽤 자주 내뱉는 말이다.

  싸이의 6집 앨범 <싸이6甲 Part.1>의 다섯 번째 수록곡 ‘어땠을까(Feat. 박정현, 싸이 작사 싸이·유건형 작곡)’는 이미 지나간 연인에 대한 후회와 담백한 회고를 담은 곡이다. 7월에 발매된 노래답게 여름과 잘 어울리는 밝은 멜로디와 흥겨운 비트를 기본으로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가사는 전하지 못할 후회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노래가 흘러나오는 4분 1초 동안, 모순보단 기억을 추억으로 감싸 안는 여유가 느껴진다.

  “내가 그때 널 잡았더라면, 너와 나 지금보다 행복했을까. 마지막에 널 안아줬다면, 어땠을까.”-어땠을까 中 우리는 흔히 최선이라고 자부했던 선택에 대해 후회하고, 이미 되돌릴 기회는 물 건너갔음에도 다른 선택의 결과를 상상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는 것이 있다. 어떤 선택이었을지라도 결국 후회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영화 <라라랜드(La La Land, 2016)>의 러닝타임 마지막 즈음에서, 주인공 미아의 ‘세바스찬과 헤어지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상상 속의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 안의 둘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주인공 미아, 그리고 그녀를 보고 있는 관객들은 알고 있다. “눈앞에서 살진 않지만, 눈 감으면 살고 있다. 다른 사람 품 안에서 같은 추억 하면서.” -어땠을까 中 자신의 선택에 뒤따르는 현재의 결과를 ‘아쉬움이 남지만 나름 괜찮았던’ 추억 정도로 마음 한편에 정리해두는 일까지가, 그 무수한 선택에 대한 끝맺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경은 기자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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