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친절한데 어딘가 모자라다. 1855호에 대한 감상이다. 내용 면에선 깊이 있는 고민보단 소개에 그쳐 아쉬웠다. 셔틀버스 기사, 따듯한 시선이 돋보인 폭염 덮친 캠퍼스 르포 기사 등은 흥미로웠지만 상황설명 이상의 메시지를 찾기 어려웠다. 총여학생회 기사도 연세대 총여 사태 해설이 차지하는 분량이 절반을 넘어 정작 도입에 언급됐던 여러 대학 총여들의 크고 작은 논란은 보이지 않았다.
좌담회 참석자 선정의 당위를 지적하던 지난 학기 <고대신문을 읽고>의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은 실망스러웠다. 이번 좌담회 기사 또한 여전히 패널의 대표성이나 선정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취재원도 마찬가지다. 좌측의 총여 기사 또한 총여가 겪는 어려움부터 앞으로 나아갈 방향까지를 손쉽게 일반화했지만, 정작 그 근거를 뒷받침할 취재원은 각 한 명씩에 불과해 그들의 의견이 전체를 대표할지 의문이 들었다.
그럼에도 친절하다 평한 것은 외형적인 배려 덕분이다. 면과 기사를 무게감을 고려해 배치했다. 법리적 이야기가 담긴 금연구역 기사 앞뒤로 소개하는 형태의 한강공원 기사와 심폐소생술 기사를 배치한 것이 그랬다. 친절하고 영리하다. 그런데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면을 여는 순간 머릿속에 물음표가 그려졌다. 한숨 돌려야 할 16면에 학술용어로 범벅된 과학기사라니! 마무리가 아쉬웠다. 그간의 고대신문을 돌아보니 16면의 높은 주목도를 살리지 못하고 ‘남는 면’ 취급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외형적인 깔끔함도 좋지만, 고민을 더 깊게 담아내는 것. 애정 어린 독자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는 것. 마무리까지 확실한 지면을 구성하는 것. 이런 내밀한 친절함이 더해진다면 ‘고대신문’은 독자에게 몇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다.
조정빈 대학신문 편집국장